사랑하는 아들아

작은 일상에 떠오른 시

by 구름 의자

사랑하는 아들아



너는 드넓은 광야를 힘차게 달려갔다.


넘어지고 구르고 다치면서도


땀으로 반짝이는 얼굴로 다시 일어나서 달렸다.


너의 달리기가 빨라지자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생겨났다.


어른들은 너의 손을 잡고 속도를 줄였다.


너는 규칙과 제도라는 신발을 신고


무수한 아이들 속에서 줄을 섰다.


너의 시간에 줄이 하나씩 생기고


네모난 상자 안에 차곡차곡 채워졌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흐름을 멈출 수만 있다면


너의 해맑음을, 너의 호기심 어린 눈망울을, 너의 머뭇거림을,


더 천천히 오래 볼 수 있을 텐데.


우주 너머에서 너의 처음과 끝을 한 눈에 보고 계실 그 분의 사랑처럼


나의 사랑이 완전하고 크다면


온전히 너의 존재만으로 기쁨이 넘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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