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상 속 떠오른 시와 일기
하늘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비가 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지만
우산을 준비하지 못했다. 그러다 그만,
폭우가 쏟아졌다.
거센 바람에 젖은 종잇장들이 날아다녔다.
이렇게 얇디얇은 종잇장같을 줄은 몰랐다.
휘몰아친 비바람에 엉켜 붙을 줄은 몰랐다.
조각조각 찢기고 흩어져
온 데 간데없이 사라진 나는
깊고 고요한 밤
지치고 너덜너덜해진 몸으로
잠든 아이 얼굴 앞에서 엎드린다.
밤이며, 나의 모든 흔적들을 까맣게 지워주시길
삶은 내가 예상한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예기치 못한 일들이 갑자기 찾아와 나를 복잡하고 당황스럽게 만든다. 나는 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 속에서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하는데 미숙하다. 문제 상황이 둘 이상 생길 때에는 머릿속 회로가 엉켜버려 더 이상 판단과 행동을 이어나가지 못한다.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면 나는 평정심을 잃고 흥분한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머릿속이 꽉 차서 부풀어 오르다가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팽창하여 폭발해버린다. 나는 그렇게 화를 내고 만다.
나는 진심으로 화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화내는 내 모습이 싫고 끔찍하다. 화내고 나서 밀려드는 후회와 자괴감은 술을 진탕 마신 다음날 숙취에서 헤어나기 힘든 상태와 비슷하다. 내가 왜 그랬을까. 조금만 더 자제할걸. 이성을 잃는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다. ‘적당히’ 라는 것, ‘지나치지 않게’ 라는 것, 인간이라면 반드시 절제를 익혀야 한다. 나는 더 지혜롭고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아이들의 엄마로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의연하게 침착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모를 경우, 일단 침착하게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