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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우 Aug 23. 2024

현관  열쇠는  어디에

3살 때 아들에게 보내는 사과

현관  열쇠는  어디에


  오늘은 너에게 꼭 사과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데 꼭  편지를 써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만3살짜리 명환이에게 먼저 사과부터하고 시작할게. “명환아 미안해  

   

 때는 네가 만3살이고 명주가 만1살일 때로 거슬러 올라갈게.

그날 봄날이었어. 개나리도 노란색 웃음을 흘리고  돋아나는 새싹들은  딱  너희들 같았다. 아직 까지는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때였다. 그날 나는 너희 둘을 데리고 학교 운동장에 놀러 갈려고 하고 있었지. 그런데 막상 나갈려고 현관문 키를 찾으니 집 키가 없는거야. 나는 틀림없이 네가 그 키를 가지고 놀다가 잃어버렸다고 믿고 너에게 윽박질렀단다. 빨리 찾아내라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너는 버벅거리며 억울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지만 나는 화가 날대로 나서 너에게 퍼부었다. 만으로는 3살 밖에 안 된 너에게 나는 몹시 화를 냈다.

 문을 못 잠근 채 운동장에서 너랑 명주랑 놀고 집에 돌아와서 보니 달력이 걸려있는 곳 높이 그 키가 걸려 있는거야. 그 높은 곳에..나는 너에게 얼마나 미안했던지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어.

그 때 너도 22개월밖에 안 서  동생이 태어났는데 난 너를 다 큰 아이로 대했었다. 독박 육아와 기댈 곳이 사라진 나는 늘 화로 차 있었고 그 화는 오롯이 너에게로 향했던 것 같다. 내가 그때 집키의 일처럼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작은 일들로 너를 꾸짖었을 것 같아서 미안했다.

 나는 그 때 그 일로 나를 다듬고 너희들에게 더 큰 사랑으로 대해 줄려고 했지만 늘 결심은 짧고 생활은 길었단다. 명환아 사과가 너무 늦어서 미안해. 내일이 너의 27째 생일인데 나는 내 생에서 가장 잘 한 일은 널 낳아서 키운 일이라고 생각해. 모자란 엄마 늘 살뜰이 살펴주고 아빠가 일하러 가고 없는 사이 명주란 엄마를 네가 지켜줘서 늘 고맙게 생각한단다.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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