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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우 Sep 06. 2024

9월  초의  아침

9월  초의  아침



9월  초의  아침


 우리 집 냥이 여울이는 늘 나를 따라다닌다. 꼭 잠도 내 옆에 와서 잔다.

내 팔을 베고 자기도 하고 머리맡에서 자기도 하고 귀여움 그 자체이다.

 오늘 아침에는 창문밖에서 뭘 발견했는지 한 끝 흥분해서 공격할 기세다.

마치 창문 밖에 참매가 한 마리 와서 앉아 있었다.

잡아 보려고 해도 방충망에 가로막혀 제대로 공격 없다.

허공에 헛발만 한번 쳐보고 다시 침대 위로 돌아와 구루밍만 하고 있다. 

그때 어디로 들어왔는지 20층까지 올라온 귀뚜라미가 시끄럽게 베란다 어디쯤에서 울고 있다.

구루밍 하던  여울이는 열심히 찾아보지만 형체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 집안까지 가을을 달고 온 귀뚜라미와 여울이의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소리를 따라 가을을 찾던 여울이는 지쳐서 마룻바닥에 털썩 누워 있다.

 아파트  정원에서도  귀뚜라미떼의  소리가  아파트를  휘감고  동그랗게 들리고 있다.

나는 털썩 누워있는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며 속삭인다. "이제 좀 덜 더울려나? "

벌써  아파트  정원에는  성질 급한  낙엽들이  뒹굴고  있고  가을바람이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해졌다. 

간  밤에  몰래  온  비에  마음은  가을의  낭만으로  가득하고,  알  수  없는  쓸쓸함이  스며든다.

9월이  되니  이른  가을의  향기를  귀뚜라미  한 마리가  20층  내 마음에   데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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