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맛 유자차
문숙님의 유튜브를 종종 보는데요,
볼 때마다 이상하게 치유되는 느낌을 받아요.
아니, 저는 고속 노화 음식만 만들어 먹는 줄 알았다구요?
사실 저… 저속 노화 음식 옴청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재료 본연의 맛을 향유할 줄 아는
상당히 고급진 입맛의 소유자라구요!
몇해 전 문숙님 유튜브에서 소개된 유자차를 만들어봤어요.
왜 이제 본건지....
유자청은 여러 방식으로 많이 만들어봤는데,
껍질을 말려 ‘진짜 차’로 만드는 건
처음이라 또 괜히 설레는 거 있죠
차를 만들며 문숙님이 하신 말씀이 있어요.
“유자껍질을 명상하듯 썰고,
써는 동안 나오는 향은 굉장히 아름답다.”
— 향이 아름답다... 정말 너무 딱인 표현이다 싶더라구요!!
유자껍질을 썰다 보니 복잡했던 머리가 신기하게 맑아지고,
유자 향은 웬만한 항우울제보다 더 강력한 치유력을 가진 느낌.
여러분도 그 단순 노동의 마법아시죠?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뇌가 맑아지는 그 느낌… ㅎㅎㅎ
햇살 속에서 노란 유자껍질을 명상하듯 써는 행위…
너무 고급지지 않나요?
비싼 옷, 비싼 가방을 살 때
‘아, 나 부자가 됐구나’ 이런 느낌은 별로 없었어요.
항상 ‘큰맘 먹고’ 사는 것들이라 그런가…?
근데 시간을 내어 요리하고, 내가 만든 차를 마시고,
사부작사부작 재료를 손질하며 무언가를 만들어 갈 때 느껴지는
그 묘한 ‘부유함’이 있어요.
그 감정을 표현할 말을 못 찾고 있었는데,
문숙님이 이렇게 정리를 해주시더라구요.
‘은행에 자금이 쌓이듯, 오감을 통해 내 안에 쌓이는 부유한 체험.
공해와 스트레스에 지쳐 있던 내 감각이
럭셔리하게 유자 향으로 꽉 찼던 하루.
행복이란 게 꼭 엄청나고 화려한 데서 오는 건 아니잖아요.
이런 가느다란 것들에 의해서
나의 오감을 찬찬히 채워 행복의 감정을 키워 나간다...
어때요? 이쯤 되면… 유자차 만들고 싶죠?ㅎㅎㅎㅎ
선물하기에도 너무나 좋은 유자(피)차입니다.
성질 급한 저는 햇빛에 말릴 새도 없이
바로 건조기에 돌렸어요.
그날 온 집안이 유자향으로 가득!
아들은 밥 먹으면서 “밥도 유자맛 나는 것 같아”라고 하고요.
아침에 썰어 반나절 말리고
오후에 덖어서
저녁에 바로 시음했습니다!
상큼함 + 구수함 + 쌉싸름함 + 얼린 즙 한 알의 새콤함까지!
달콤한 차는 안 좋아하는 저라,
마시는 내내 진짜 치유되는 느낌이었어요.
올겨울, 유자차 한 잔과 함께 피기쿡이랑 부유하게 보내봐요!
만드는 법
1. 유자 손질하기
• 유자를 깨끗이 씻고 물기를 완전히 닦아낸다.
• 껍질을 벗긴 뒤, 최대한 얇게 채 썬다.
2. 건조하기
• 건조기 온도 50~60°C에서 껍질이 단단해질 때까지
3. 덖기(볶기)
• 150°C로 예열한 냄비에 말린 유자껍질을 넣어 덖는다.
(샐러드마스터 오일스킬렛 기준)
• 가스/인덕션 사용 시에는 중약불로 진행한다.
• 두 번 덖기 과정을 반복한다.
4. 향 잠재우기(중요 포인트!)
• 덖은 유자피를 잠시 식힌 뒤,
열기가 남아 있는 냄비에 거즈를 깔고 모두 넣는다.
• 뚜껑을 덮고 잠시 ‘잠재우기’.
• 약 3분 후, 뚜껑을 열어 수분이 맺혔는지 확인한다.
• 뚜껑에 물방울이 있다면 내부에 아직 수분이 남은 것!
• 뚜껑의 수분을 닦고 조금 더 기다린다.
• 가스/인덕션 사용 시에는 초약불로 잠재우기.
5. 완성
• 수분이 제거되면 유자 향 가득한 유자차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