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mnogoodnw Aug 05. 2021

넋두리

인생은 너무 어렵게 설계된 것 같다. 아무리 삶을 단순화시키려 노력해도 곳곳에서 내 예상을 엇나가는 사건들이 벌어진다. 그리고 이 '엇나감'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마음속에 쌓여 나를 병들게 만든다.


분명, 차선의 정리에 입각하여 생각해보면, 한낱 인간의 능력 따위로는 제아무리 고민하고 노력해봐야 인생의 최적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가능에 가까운 것도 아니고, 불가능하다.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단정적인 말들을 정말 극도로 혐오하지만, 이건 양보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나를 병들게 만드는 것은 나 자신이다.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는 불가능을 마음이 부정하고 있다. 말로는 그럴듯한 궤변을 늘어놓으면서도, 마음 한 편에서는 내 생각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사는 기분이다.


목적함수를 잘못 설정한 것일까? 아니면 최적 함숫값을 구하기 위한 연립방정식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애초에 모든 것이 허상에 불과했던 것일까? 감이 오질 않는다.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젠 전과 같은 총명함이 나 자신에게서 보이지 않는다. 사실 그랬던 적이 있었는지조차 모르겠다.


아, 최적이나 목적함수 따윌 운운하는 것을 보니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보다. 그럼 대체 뭘까? 대체 수많은 사람들은 이 어려운 인생을 어떻게 그리 잘 풀어나가는 걸까? 내가 너무 못난 탓인 걸까. 인생은 너무 어렵게 설계된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당신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