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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nogoodnw Nov 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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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외우던 영어 단어 중 'converge'라는 단어가 있었다. 나와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군. 팔방으로 발산만 해댔지, 어디 한 곳 제대로 눌러앉은 적이 없었다. 언제쯤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양반다리 한 채 눈 감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지. 

아는 사람 중 가장 글쓰기에 재능 있다 여기는 사람이 읽기 건 쓰기 건 자연스러워야 한다 했다. 자연스럽고 싶은데 그것이 참 어렵다. 늘 힘 뺀 삶을 연기했으나 실상은 심장을 꽉 움켜쥔 채 이리저리 피를 돌려대곤 했다. 괜스레 셈이 나서 내 길은 내가 정한다했으나 어쨌든 윤후명 씨의 책 한 권을 읽게 되었다.

존재를 예각으로 드러낸다. 어떤 삶을 살아야 이런 표현을 머릿속에서 그려낼 수 있을까. 이런 표현이 재능인가 하고 나의 음을 내뱉었으나 두 시간쯤 후에 '어우 잤다'라며 묵음처리해버렸다. 예각은 아주 뾰족하다. 말 그대로 converge다. 만약 360도로 존재하면? 존재는 존재하지 않는가? 아니, 이미 존재한다 말했으니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비트겐슈타인은 무엇이라 말했을까? 80년 전쯤으로 돌아가 묻고 싶다.

글을 쓰는 것이 참 어렵다. 240일 되었단다. 미안해. 너무 바빴어. 아냐 핑계다. 사실 내가 글 쓰는 모습이 좋았단다. 언젠가 글을 써달라고 했던 것 같은데. 약속을 지키지 못했구나. 울고 있는 마음이 눈물로 수렴하지 못한다. 답답하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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