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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nogoodnw Dec 0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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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는 무슨 과를 나왔나?"

"경영학과 나왔습니다."

"회계나 재무 좀 아나?"

"제가 수업을 열심히 듣지 않아서... 잘 모릅니다."

"그럼 파워포인트 잘하나?"

"아뇨 잘 못합니다."

"엑셀은 잘 다루나?"

"아뇨... 그것도 잘 못합니다."

"그럼 대체 잘하는 게 뭐야?"

"음..."


나는 어디에 재능이 있을까?라는 물음에 척척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물론 세상에 흔치 않겠지만, 평생에 걸친 나 자신에 대한 고찰은 참으로 고통스럽다. 참 재능 있단 소리를 많이 듣고 살았는데, 정작 나 자신은 도통 내가 어디에 재능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나에 대한 무지는 자신을 음울하게 만들고, 마음을 깎아나간다. 통상적으로 어떤 재능의 존재가 행복한 삶의 필요조건이라도 되냐 한다면 그것은 아니라 하겠지만, 그래도 왠지 내가 아는 나라면, 필요조건이 될 것만 같다. 그러니까 찾아야만 한다.


나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그래 봐야 이따위 것은 재능의 영역이 못 돼. 재능이 대체 무엇이지? 그것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재주와 능력. 개인이 타고난 능력과 훈련에 의하여 획득된 능력을 아울러 이른다.' 아니, 이건 사전적 정의고. 재능이 무엇이냐고, 그러니까 네가 그리 좋아하는 그 머릿속에 형상화되는 재능의 그림이 무엇이냐고. 행복에 한 걸음 다가서려던 나는, 내 안에 비쭉 나온 입을 닫을 수밖에.


음...제가 다음번에 다시 올게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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