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mnogoodnw Dec 10. 2022

d+11883

나는 몸치다. 상체를 움직이고자 하면 어느샌가 하체는 내 통제를 잃고 제 멋대로 떠다닌다. 오른손을 흔들고 있으면 왼 다리는 제 멋대로 떨림을 갖는다. 얼마나 바보 같아 보일까? 언젠가 움직임이 멋져 보이기 위해선 상체와 하체의, 오른편과 왼편의 분리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분리가 가능하단 건 내 몸에 대한 통제를 완벽하게 한다는 것. 나는 그것과 완벽하게 정 반대의 인간. 몸치다.


누구보다 몸치인, 춤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봐도, 박진영 씨의 몸짓은 정말 멋지다. 진짜 딴따라가 무엇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같은 춤을 추더라도 손 끝에서 발 끝까지 완벽하게 분리된 그 움직임은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 저게 진짜 멋진 움직임이구나. 저게 춤이구나.


통제라는 것은 디테일을 만든다. 손 끝을 이런 식으로, 저런 식으로, 착착착. 그러는 와중에도 다리는 이렇게, 팔은 이렇게. 그러니까 결국 디테일이다. 디테일이 만들어내는 그 멋들어짐. 작은 것들이 쌓여 만들어낸 분리의 미학. 춤의 아름다움, 그리고 딴따라의 아름다움. 춤을 추고 싶다. 착착착.

작가의 이전글 d+1188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