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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nogoodnw Jul 07. 2023

빈&파리 기록 - 5

0615

0615
전 날 계획한 대로, 루브르 오픈런을 위해 7시 반쯤 숙소에서 나왔다. 매일 이 시간 즈음 나와서 그런지, 아니면 루브르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지 고된 여행 스케줄에도 딱히 몸이 힘들지는 않았다. 전 날의 음주에도 불구하고 숙취 하나 없이 외려 쌩쌩했다. 생각보다 내 체력이 강했던지, 아니면 이 여행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것 같다. 여하튼, 루브르의 상징과도 같은 유리 피라미드 앞에 도착하니 8시 5분가량 되었다.

혹시 미리 온 사람이 많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Without Reservation 푯말 뒤로는 10팀도 안 되는 일행만이 줄을 서듯 분수대에 빙 둘러앉아있었다. 앞에 있던 외국인에게 온라인 예약 없이 온 사람들의 줄이냐 물었더니, 본인도 그러길 바란다는 답이 왔다. 그 뒤로 동기 하나를 앉혀 놓고는 나머지 동기 하나와 간단히 아침 할 것을 사러 루브르를 빠져나왔다.

오는 길에 베이커리 카페를 하나 봐 두어서, 곧장 그곳으로 가니 생각보다 줄이 길었다. ‘빵’이란 말이 프랑스 말인 만큼, 프랑스 빵에 대한 기대가 커서, 인 당 샌드위치 하나로 족했겠지만 욕심에 치아바타, 크로와상 등 몇 종류를 더 집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샀다. 분명히 사이즈가 구분되어 있어 하나는 M사이즈로 나머지는 L사이즈로 달라고 했는데, 계산은 그렇게 하더니만 One Size라며 모두 같은 사이즈를 주었다. 돈을 더 받아간 건지, 덜 받아간 건지 알 수 없지만 주는 대로 받아다가 루브르로 돌아왔다.

아침으로 고른 빵들은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하나 같이 맛났다. 특히 올리브 치아바타같이 생긴 빵이 정말 맛있었다. 오랜만에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하, 진짜 맛있었다. 빈에서 맨날 부드럽고 따뜻한 라떼만 먹다가 얼음 든 아메리카노를 마셔서 그런가, 유독 감사히 여겨졌다. 배를 채우고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뒤로 매우 길게 줄이 서 있었다. 오픈런은 성공적이었다. 역시 부지런한 것으로 한국인은 빼놓을 수 없다.

9시 가까이 되자 슬슬 줄이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깐 한눈 판 사이 우리 주변을 걷던 커플 한 팀을 포함해서 몇 팀이 갑자기 새치기를 했다. 왜 새치기하냐고 막 따지고 싶었는데, 영어도 못하는 게 화나면 말도 잘 안 나올 것 같아 구시렁거리기만 한 채 그 뒤로 다시 줄을 섰다. 영어나 좀 열심히 공부해 놓을 걸. 언젠간 우리나라 교육 문젠가 싶기도 했는데, 내 주변 사람들 영어 하는 것을 보아하니 그냥 개인의 문제인 듯하다.

온라인 예약자들이 먼저 입장하고, 한 30분가량 지나니 우리도 루브르에 입성할 수 있었다. 박물관 내부 티켓 부스에서도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옆에 보니 카드 결제 가능한 기계가 따로 있어 줄을 서지 않고 바로 티켓을 살 수 있었다. 모나리자부터 다 같이 보고서 흩어지자, 이미 말이 되어 있어서, 셋이 입장하곤 모나리자가 그려진 화살표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후에 여행 다녀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는 운이 좋았는데, 모나리자가 어디 있는 지도 모르는 채 ‘빨리빨리’ 하며 입장한 관이 꼭 마침맞게 모나리자가 있는 ‘드농관’이었다. 어쩐지 그 넓은 루브르에서 너무 빠르게 모나리자를 찾았다 싶었다.

<니케>를 지나, 거대한 <대관식>을 지나자 회화로 쫙 깔린 긴 통로가 나왔다. 통로 중간 즈음에, <모나리자>가 전시된 방이 있었다. 오전 일찍부터 달려서 그런가, 생각보다는 줄이 길지 않았다. 한 2분, 3분 즈음 줄을 따라 걸어가니 내 앞 3m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거진 20년 만에 다시 봤는데, 여전히 오묘했다. 제일 명당에서, 모나리자를 배경으로 하여 셀카를 남겨놓았다. 슬슬 사람이 들어와, 모나리자가 있는 방에서 다 같이 빠져나왔다.

모나리자를 본 이후엔 2시까지 서로 자유로이 관람키로 했다. 드농관에 있는 김에, 먼저 이 곳을 훑어보기로 했다. 드농관에는 루브르에서 가장 유명한 회화 작품들이 모여있었다. <대관식>,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오달리스크> 등 유명한 작품들을 찬찬히 보고 난 후 위에서 말한 회화로 가득 찬 통로를 한 바퀴 쭉 돌았다. 내가 좋아하는 라파엘의 작품들이 있었다. 왜 인진 모르겠는데, 어렸을 적 루브르를 왔을 때 가장 각인된 작품이 라파엘의 성모였다. 내가 꼰대여서 그런가, 고전이 맘에 든다. 참 멋졌다. 이다음 20년 후에도, 아마 또 멋지다 느낄 거야.


드농관을 감상하고선, 이번에 내가 루브르에 오고자 한 이유를 찾아 나섰다. 지난번에 보지 못한 <터키탕>과 <함무라비 법전>을 봐야만 했다. 하필이면 두 작품은 드농관을 제외한 나머지 두 관(쉴리, 리슐리외)에 흩어져 있어서, 겸사겸사 전 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터키탕>을 먼저 찾아가기로 했는데, 보러 가는 길에 <밀로의 비너스>가 있던 것 같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다 어디선가 보았던 작품들. 귀신의 집에 온 것 같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터키탕>이 일본에 출장을 가 있었다. 그 당시엔 그리 유명한 그림인지도 모르고, 그저 옆에 같이 다니던 미술 전공한 형이 <터키탕>을 보러 가자길래 따라간 것이었는데, 보지 못했기 때문인지 그 이름이 머리에 남아 이번엔 꼭 보고 싶었다. <터키탕>이 있는 쉴리관은 드농관과 달리 아주 조용했다. 발걸음소리가 방에 울릴 지경이었다. 앵그르 작품들이 모여 있는 방에 가니 누군가 습작하고 있는 터키탕이 보였다. 내 기억에는 지난번에 왔을 땐 고개를 들어 올려야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번엔 내 눈높이 즈음에 위치해 있었다. 앵그르도 꽤 좋아하는데, 이 사람은 대표적인 신고전주의 화가이다. 역시 난 꼰대임이 틀림없다. 고전, 고전, 고전!

쉴리관에서 찬찬히 프랑스 화가들의 그림을(사실 말이 찬찬히지 굉장히 빠르게 움직였다) 보고 난 후, <함무라비 법전>을 보러 갔다. 18년 전에 왔을 때, 시간 상의 문제로 <터키탕>과 <함무라비 법전> 중 하나를 보아야만 했는데, 그 당시의 내가 좀 착했는지, 아니면 형이라 좀 무서웠는지, 솔직히 나보다 키도 작고 나긋나긋하게 말하는 형이어서 그리 무섭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당시 <함무라비 법전> 관람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 아쉬움이 남아, 이번에는 꼭 보리라, 하고 결심했었다.


리슐리외 관에는 고대 유물들이 가득했다. 스핑크스도 있고, 미라도 있고, 가면들도 엄청 많았다. 솔직히 고대 유물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얼른 지나쳤다. 그리고 우뚝 서있는 함무라비 법전을 볼 수 있었다. 대단한 감흥이 있거나 하진 않았다. 내 생각보다는 좀 작았다. 그냥 긴 돌에 뭔가 새겨져 있었다. ‘18년 전 그 형의 선택이 맞았구나’ 하고는 자리를 떴다.

이제는 목적도 모두 달성했겠다, 다시 드농관으로 돌아왔다. 남은 시간 동안은 회화로 된 통로에서 계속 보냈던 것 같다. 라파엘의 성모는 아마 5번도 넘게 다시 본 것 같다. 위에서 언급한 <대관식>, <자유의 여신>, <오달리스크>(앵그르 작품이다)도 다시 봤다. 다리랑 발이 너무 아팠는데, 그 시간이 아까워 계속 걸어 다니며 시신경에 작품을 담아 뇌에다 새겨댔다. 다리는 포기해도 머리에 정보를 넣는 것은 포기할 수 없지. 루브르에서 나올 때 즈음에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대략 24,000보가 찍혀있었다.

2시가 좀 못되어 동기들을 만나, 루브르와 연결된 지하철 내부 식당가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사전에 오르셰 박물관 투어를 신청해 놓아서, 2시 반까지 가야만 했다. 브리오슈 도레라는, 한국에서도 몇 번 본 빵집이 있어 프랑스 것은 뭐가 다른가, 하고 먹어봤는데 그냥 평범한 샌드위치였다. 콜라라도 좀 시원했으면 했는데, 진짜 말 그대로 미지근해서 크게 실망만 했다. 허겁지겁 입에 쑤셔 넣고 콜라를 들이부은 다음, 근처의 오르셰 박물관으로 향했다.

정확히 2시 반에 오르셰 박물관 앞 코끼리 동상에 도착했다. 우리가 도착하니 가이드 분과, 함께 투어 하기로 한 다른 세 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들어가시죠, 하고는 다 함께 오르셰로 입장했다. 어렸을 적 오르셰 박물관에 다녀간 기억이 참 좋아서, 개인적으론 꽤나 기대되는 스케줄이었다. 특히 이 가이드님은 얼마 전 신혼여행으로 파리를 다녀온 동생이 추천해 준 분이어서, 내 동생이 이리 콕 집어 누구 추천하거나 하는 사람이 아닌데, 기대가 한 층 배가되었다.

루브르가 고대~근대 직전까지의 작품들을 모아놨다면, 오르셰는 근대~현대 직전까지의 작품들을 모아 놓은 공간이었다. 앵그르부터 시작해서, 마네, 드가, 모네 등에 걸쳐 고갱, 고흐까지, 이 사람 어디서 들어봤는데, 한 작가의 작품이 굉장히 많았다. 앵그르야 뭐 원래 좋아했으니 시작부터 즐거웠고, 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도 멋졌다. 다음 날 지베르니 투어가 예정되어 있어서, 모네의 작품도 좀 더 눈에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고흐의 그림들이었다. 무슨 기법을 썼다는데, 투박한 그림체에 덮인 강렬한 색이 눈에 들어왔다. 음악으로 치면 오케스트라보다는 첼로 솔로? 그림을 볼 줄 몰라서 보통은 그냥 와 좋다, 눈에 잘 들어온다, 정도가 끝인데, 이 사람 그림은 좀 더 마음에 다가왔다. 특히 <별이 빛나는 밤에>는 여행 중 보았던 수많은 미술품 중 가장 기억에 남았다. 오르셰에는 고흐 작품이 많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언젠가 작품이 많이 전시된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어가 끝나고는 마네/드가 특별전이 있어 그것까지 보았다. 솔직히 동기들은 딱히 보고 싶어 하는 눈치는 아니었는데, 눈치도 없이, 아니 생각해 보니 눈치는 챘으니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고, 그냥 내가 보고 싶어서, 시간도 좀 남았겠다 보자고 했다. 인상주의 작가들의 그림은 말 그대로 형형색색이라 눈이 참 즐거웠다. 발은 애저녁에 포기해서, 별 다른 느낌도 안 났다. 동기 하나가 슬슬 더 이상 못 걷겠다고 말해왔는데, 좀만 참아라, 좀만 참아라, 좀만 참아라.

오르셰에서 나와서, 연수의 명목을 충족시키기 위해 스타시옹 F라는 프랑스 스타트업 단지로 향했다. 내가 보고 싶다는 것을 동기들이 같이 봐줬으니, 꼭 같이 가야 한다. 관계는 거래이다. 자기 하고 싶은 것만 어찌하고 사나. 꽤나 거리가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야만 했다.

스타시옹 F는 내 생각보다 훨씬 컸다. 처음엔 식당가만 있길래, 제대로 찾아온 것이 맞나 했는데, 거진 수 백 미터 정도 앞으로 걸어가 보니 인터넷에서 보았던 상징물이 있었다. 가는 도중에는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었음에도 방 안에서 회의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한국이나 프랑스나 밥시간에도 일하는 사람이 있는 건 매한가지구나, 싶었다. 상징물 앞에 셋이 나란히 서서, 인증샷을 남겼다.

여행 마지막 밤이니만큼 저녁으로 아주 비싼 밥을 먹기로 했다. 심사숙고하여 우리가 고른 곳은 샹젤리제 거리 근처의 호텔 레스토랑이었다. 예약 시간 8시 반에 맞추어 도착했는데, 동기 중 하나가 반바지를 입고 있어 입장이 불가했다. 나는 츄리닝인데 긴 바지라 입장이 되고 얘는 단지 반바지라 입장이 되지 않는다니, 언뜻 이해가 안 되었지만 혹시 내 바지를 알아보고 나까지 입장 금지 시킬까 봐 조용히 있었다. 숙소에 가서 바지를 갈아입고 와야 하나, 아니면 근방에서 바지를 사야 하나, 했는데, 숙소까지 거리가 꽤 멀어 근방에서 바지를 사 입기로 했다. 지배인으로 보이는, 우리를 막아선 남성분이 인터넷을 검색하더니 아주 근엄한 목소리로 샹젤리제 거리 안에 자라가 있다고 알려줬다.

본래 샹젤리제 거리는 여행 계획 상 가볼 일이 없었는데, 잘 되었다, 하고는 자라로 향했다. 가는 길에는 저 멀리 개선문도 보였다. 자라에 도착했는데, 마감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되게 많았다. 동기가 키도 크고 몸집도 커서, 제일 큰 사이즈만 가져가 입어보는 데도 맞지 않는 옷이 태반이었다. 몇 번 탈의실을 왔다 갔다 하더니, 간신히 제 몸에 맞는 웬 누런 바지를 하나 샀다. 나름대로 괜찮네, 하고는 얼른 다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다시 도착한 우리를 보곤 맨 처음 우리를 맞아준 여성분이 웃었다. 이번엔 통과지요? 하고는, 2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식당가로 가서 먼저 느낀 것은, 아, 잘못 왔다. 우리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정장을 입고 밥을 먹고 있었다. 식당 안의 모든 사람들이 들어서는 우리를 쳐다본 것 같다. 에이씨, 우리도 돈 내고 밥 먹는 거야, 하고 당당한 척했지만, 사실은 되게 무서웠다.


애당초 코스 요리로 예약을 해놓아서, 식당에서 고를 것은 와인밖에 없었다. 와인 메뉴판을 펼쳐보곤, 수백만 원 하는 와인들이 널려있어 눈을 의심했다. 100유로 근방에서 추천을 부탁하자 서버가 와인 하나를 골라줬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김에 좀 더 비싼 와인 한 번 마셔보자, 했는데, 동기들이 너무 부담된다 말하여 제일 저렴한 와인으로 골랐다.

코스요리는 사실 그저 그랬다. 비둘기요리가 기억에 남는데, 생각만큼 비렸다. 레스토랑의 시그니처라는 파스타가 메인 메뉴 중에는 제일 맛있었고, 맨 마지막에 나온 디저트가 전체 요리를 통틀어 제일 맛있었다. 아마 내 입이 싸구려라 그런가 보다. 와인은 금방 한 병을 다 비워서, 글라스로 한 잔 더 마셨는데, 나중에 영수증을 떼어보니 글라스 한 잔에 수 만원씩 했다. 셋이 총 120만 원 가까이 나왔는데, 여행 와서 한 번쯤은 와 볼만 해도, 글세 이 돈이면. 그래도 싹싹 비워냈다.

레스토랑을 나와선 근처에 있는 에펠탑을 멀찍이서 봤다. 파리 간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꼭 에펠탑 근처, 혹은 위에서 맥주를 마시라고 했었는데, 아쉬움이 남았지만 일정이 꽉꽉 들어차 있어 별 수 없었다. 멀찍이서 보는 것만으로 이 감정을 달랠 수밖에. 사실 그런 감성적인 것보다는 뭐라도 하나 더 눈에 새기는 게 나한테 더 맞는다. 그래도 여행의 마지막 밤 풍경으로는 이만한 것이 없었다.

세느 강변을 따라 걷다가, 이제 숙소로 돌아가자, 하고는 지하철 역으로 내려갔다. 자정 가까이 된 시간이었는데, 입구부터 사람들로 가득 차 도저히 지하철 타는 곳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정 근처에 지하철 몰리는 것은 만국 공통이었구나. 어떡하지, 하다가 택시를 잡기로 하곤 지상으로 올라왔다. 동기가 10분 정도 우버 앱을 만지작거리니 택시가 하나 잡혔다. 오스트리아 택시 아저씨는 공항 가는 길 내내 떠들었는데, 파리 아저씨는 숙소까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도착해서 현금으로 결제하는 와중에 동기가 동전 하나를 떨어뜨렸는데, 2유로짜리 맞냐고 묻더니만 가라고 했다. 아저씨가 하도 무뚝뚝해서, 혹시 우리가 동전 찾을 때까지 아무 말 않고 기다리려나 했는데, 융통성은 있는 아저씨였다. 마지막 밤이니 뭔가 특별해야 해, 할 수도 없이 피곤해서,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소파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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