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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람 May 09. 2024

흑조

당신이란 가락

엄마,


희고 고운 얼굴로

카모마일 같은 미소 지을 때면

햇볕 냄새가 나곤 해


여름날 잘 말린 빨래 냄새가 나는 품을 보면

그저 예전처럼

작은 아이가 되어 달려가 안기고 싶어


테이블매트, 세워놓은 욕실화, 수박, 접시, 이불, 흰 벽, 화병, 환기, 시계 볼 때면

무엇을 떠나왔는지 새삼스럽고


디퓨져, 노란 조명 볼 때면

어디서 왔는지 반갑기도 해


새삼스러움이 짙어질수록

참 검구나 싶어


노랗게 물든 손끝

뜨거운 눈가를 훔쳐내


이내 시려오는 뺨 언저리엔

손에서 옮겨온 카모마일 향이 나

그제야 미소를 지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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