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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람 Nov 16. 2023

짧은 시

당신이란 가락

불릴 이름 없는 마음은

골똘히 우릴 바라보고


우리가 고른 시는 하필 너무 짧아요


서투른 두 눈에

별이 아른거릴 즈음 이 시를 마칠게요


서로의 흔적을 함께 바라본뒤로

자꾸만 어딜가나 당신이 보여요

당신이 아니라 유감인 순간들에서

당신의 조각을 찾아요


윤슬의 당신을

눈가 주름 속 당신을


온기를 쓰고 읽다 잠들고

꿈에선 말의 가락에 발그레하게 취하다

혼곤히 깨어나 미소지었던 즈음 어렴풋이


실은 확실히 알았어요

수많은 낯선 길이라도

평생 당신과 걸어갈 것이란 걸


이만 줄여야겠어요

평생 담아내야 할 마음을 서둘러 싣기엔

우리가 고른 시는 하필 너무 짧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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