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2일 오전 11시 5분, , 준혁 가족은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해 작은 일제 승용차 한 대를 렌트하여 거기로부터 125km 정도 떨어진 규슈(九州) 지방의 유명 온천인 유후인(由布院温泉)의 한 료칸(旅館)에 가서 멋진 하루를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유후인을 떠나 후쿠오카로 들어온 그들은 돈코츠 라멘으로 유명한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은 후, 레이꼬가예약해 둔 힐튼 호텔에 체크인했다. 레이꼬는 그들을 위해 방 두 개를 잡아놓았는데 둘 다 후쿠오카 돔구장과 항만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멋진 뷰의 방이었다.
그들은 객실에서 두어 시간 휴식을 취한 후 6시 반에 호텔 로비로 내려갔다.
준혁이 호텔 로비에 모습을 드러내자 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레이꼬가 어디선가 달려와 이산가족 상봉하듯 반가운 재회를 하고 준혁의 아들딸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일행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호텔에서 나와 두 대의 택시에 나누어 타고 후쿠오카 중심가로 이동했다.
차창 밖을 스쳐 지나가는 야경을 감상하던 준혁의 눈에 간판 하나가 강렬하게 와닿았다.
그것은 말고기 전문점 간판이었다. 일본 사람들이 말고기를 즐긴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이렇게 그 실체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차가 목적지인 중국집 앞에 도착했다.
준혁 일행이 레이꼬가 예약한 좌석으로 안내받아 가자, 그곳에 낯선 손님 한 명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레이꼬가 그녀를 소개했다.
"나의 친구 하나꼬(花子) 상이예요."
그녀의 나이는 준혁의 아들과 딸 사이 정도로 보였고, 그게 맞다면 준혁의 아내와 동갑인 레이꼬와는 스물다섯 살 정도 차이가 난다.
즐겁게 식사하는 동안 레이꼬는 그녀를 알게 된 과정에 관해 이야기해 주었다.
레이꼬와 하나꼬는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길냥이를 사이에 두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친구가 되었는데 지금은 휴가철만 되면 도쿄에 사는 하나꼬가 후쿠오카로 내려와 레이꼬의 집에서 1주일 정도 함께 지내는 사이로까지 발전하였고 이번에도 하나꼬는 며칠 전부터 레이꼬 집에서 함께 지낸다고 하였다.
'아버지가 암에 걸린 후 20년간 함께 살던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이제 홀로 남은 레이꼬가 외로워서 어떻게 사나?' 하고 걱정했던 준혁은 그녀에게 이런 딸 같은 좋은 친구가 생긴 걸 보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날 저녁은 하나꼬 덕분에 좋은 콤비네이션을 이루었다.
하나꼬가 없었더라면 준혁의 아이들이 많이 심심할 뻔했는데, 그들과 비슷한 또래의 영어가 통하는 하나꼬가 있어 분위기와 대화는 한결 생기가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