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관련 유머
의사가 싫어하는 넘
의사 앞에서 -------- "앓느니 죽겠다"라 하는 넘
성형외과 의사 앞에서 -------- "마~ 생긴 대로 살아라."라 하는 넘
산부인과 의사 앞에서 -------- "무자식이 상팔자!"라 하는 넘
치과 의사 앞에서 --------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지."'라 하는 넘
한의사 앞에서 --------- '밥이 보약.'이라는 넘
인터넷에서 위와 같은 우스갯소리를 접하자 옛날 일이 하나 떠올랐다.
때는 1990년 대.
내가 속한 조그만 모임에 참석하여 대여섯 명이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게 되었다.
식사 중에 한 사람이 요즈음 허리가 안 좋다면서 아무래도 디스크 같다 했다.
그러자 너도 나도 한 마디씩 하는데 듣고 있자니 참 가관이 절찬이다.
허리디스크의 증세부터 시작해서 진단법과 치료법까지,
각자 자신이 마치 의사라도 된 듯 남의 말을 틀렸다고까지 해가며 자신에 차서 말했다.
그들은 일반인 나는 의사.
의사 중에서도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교수이자, 소위 의학박사이자, 영상의학과 전문의다.
디스크 진단에 관한 한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다.
게다가 허리디스크를 두 번이나 앓아 물리치료부터 시작해서 통증의학과 치료를 넘어 침술에, 부황에, 지압까지, 이 세상 모든 치료법을 모조리 섭렵한 사람이다.
이런 나를 앞에 두고 어쩌면 저렇게 다들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내가 누군지 뻔히 알면서 무슨 배짱으로 저러는 걸까?
나는 아뭇소리 않고 묵묵히 밥만 먹고 있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다들 할 말 다하고 나면 한 사람쯤은 계면쩍은 얼굴로 머리를 긁적거리며 이렇게 말하겠지.
"그럼 이제, 전문가이신 한 선생님 이야기 한 번 들어보입시다."
그런데,
그런 말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들 밥 다 먹고, 입 닦고는 빈 트래이 반납하러 나갔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게는 그 일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20년도 더 지난 지금도 그날 장면이 그대로 떠오른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다들 생각이 없나? 눈치가 없나? 염치가 없나?
생각이 모자라면 염치까지는 아니더라도 눈치 정도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내 앞에서 디스크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우스갯소리의 주인공들이나
생각 없고 눈치 없기는 매한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