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11 밖을 보는 눈, 안을 보는 눈

눈이 둘인 이유 10

by 한우물

사람에게는 눈, 귀, 코, 혀, 피부로 이루어진 다섯 가지의 감각기관(感覺器官)이 있는데 이들은 일종의 센서(sensor), 안테나, 더듬이 같은 것들로서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부속 장기다.

달팽이 - pixabay.jpg 사진출처 - pixabay


우리는 이들을 통해 주변을 파악하고, 위험으로부터 피하고, 외부와 소통한다. 이 중 귀, 코, 혀, 피부는 간접정보를 접하고 주변 상황이나 대상을 유추하게 하지만 눈은 직접 정보를 접하고 바로 판단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창구(窓口)다.


그래서 옛 속담에 '몸이 100냥이면 눈이 90냥’이라 하였다. 이렇게 밖을 내다보는 눈, 곧 육안(肉眼)은 내 몸을 지키는 소중한 보배다.


눈의 중요성

야생에 사는 동물이 시력을 잃으면 아예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안전한 곳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 역시 남의 도움 없이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


필자는 두 살 때 앓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평생을 지체장애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2008년 어느 날, 어떤 특별한 인연으로 부산점자도서관에 가서 간단한 시각장애인 체험을 해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가진 몇 가지 체험만으로도 평소 그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었고 내가 시각장애인이 아니라 지체장애인이란 사실이 얼마나 감사해야 할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이렇듯 눈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장기(臟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눈을 가진 우리는 평소에 이런 눈의 가치를 망각한 채 그들을 죽으라 혹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눈에 주어진 현대 사회의 환경

1879년, 에디슨에 의해 전구가 발명되기 전까지만 해도 해만 지고 나면 온 천지가 캄캄하여 두 눈이 안식을 취할 시간이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해가 떨어져 밤이 되어도 도회지는 밝다 못해 휘황찬란하기까지 하다.


어디 거뿐인가? 과거에는 태양과 전등 불빛에 의지한 간접조명으로 사물을 식별했지만, 지금은 아예 스스로 빛을 발하는 발광체를 들여다보며 사는 시대가 되었다.


낮에는 직장에 가서 온종일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있고, 집에 오면 밥 먹고 나서 T.V 화면 앞에 앉아있고, 휴대폰은 시도 때도 없이 자기 직전까지 보고 있다.

발광체 휴대폰, 블루라이트, 전립선암 증가.jpg 사진출처 - Men's Heath

이러니 어떻게 눈이 쉴 틈이 있겠는가?


눈을 죽이는 휴대폰

밤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은 아무리 오래 쳐다봐도 눈이 부시지 않지만 낮에 뜬 태양은 아예 쳐다볼 엄두조차 못 낸다. 왜 그럴까?

달은 태양 빛을 받아 빛나는 반사체(反射體)에 불과하지만 태양은 스스로 엄청난 밝기의 빛을 발하는 강력한 발광체(發光體)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사람이 만든 세 가지 발광체 중 우리 눈에 가장 독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휴대폰이다. 왜 그런가?

그 이유는 너무 작은 화면을, 너무 작은 글씨를, 너무 가까이에서, 너무 밝은 조도(照度)로, 너무 오래 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부터 휴대폰이란 독소가 눈에 끼치는 해악에 대해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보자.


1) 작은 화면, 작은 글자, 짧은 거리, 긴 시간에서 오는 부작용

눈을 깜박이지 않고 계속 한 곳만 쳐다보니 ’안구건조증‘이 오는 것은 당연하고, 눈의 조절력이 가까운 것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눈이 안으로 쏠리는 내사시(內斜視)를 유발하고, 어린이에게는 근시를, 어른에게는 조기 노안을 선물한다.


또한, 모양체가 두꺼워져 각막과 수정체 사이 공간에서 순환하는 안방수(眼房水)가 빠져나가는 유출로를 좁게 만들어 안압을 증가시키면 '급성 녹내장'이라는 아주 심각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방수-배출구가-막힌-상태.jpg


2) 폰의 밝기 때문에 오는 부작용

2019년, 대만의 Chen(陳, 25)이라는 젊은 여성은 옥외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보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폰의 밝기를 최대치(625루멘)로 올려 2년간 사용하였다.

그러자 눈에 불편감, 이물감, 충혈이 오고 통증과 함께 초점이 흐릿해져 안과를 찾게 되었다.

500개 구멍.png


검사 결과 초자체혼탁과 함께 각막 혈관에 피가 고여 눈은 심하게 충혈되어 있었고, 표층점상각막염으로 각막에 500개 이상의 구멍이 나 있었으며, 시력도 영구손상을 입어 0.3과 0.6으로 떨어졌다 한다.

Punctate keratitis [Image credit Permission granted by 2022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gif Punctate keratitis [Image credit: Permission granted by © 2022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

그녀를 진료한 의사의 다음과 같은 말은 휴대폰이 얼마나 무서운 물건인지 소름 끼치도록 실감 나게 한다.

“Exposing the eyes to light of 600 Lumen for just two hours will have the same effect as being baked in a microwave.'

-눈을 600루멘 밝기의 빛에 2시간 동안만 노출시켜도 전자레인지에 넣고 구운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우리는 이러한 휴대폰을 얼마나 보며 살아갈까?

세계적인 앱 사용 데이터 분석업체인 앱애니(App Annie)가 발표한 ‘2022년도 모바일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10대 모바일 시장의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4시간 48분 동안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이 중 한국은 평균 5시간으로 세계 3위를 차지했다 한다.


2021년 모바일 사용시간 랭킹 - 한국 3위.png

참 대단한 나라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소중한 눈을 매일같이 전자레인지에 넣고 구우며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눈을 소중히 여기고 눈에 적당한 휴식을 주어 건강한 눈으로 아름다운 세상 마음껏 보며 살아갈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안을 보는 눈, 심안(心眼)

인간에게는 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마음이다.

몸과 마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로서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몸은 보이는 마음, 마음은 보이지 않는 몸’이라 하였다.

몸 없는 마음이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고 마음 없는 몸은 거저 고깃덩어리에 불과하다.


그래서 하나님은 밖을 향한 육안(肉眼)에 안을 향한 심안(心眼)을 더하셨다.

밖만 보지 말고 안도 보라고, 세상 것에만 정신 팔지 말고 자신의 내면도 들여다보며 살라고,

그래서 항상 깨어있으라고 눈을 하나 더 주신 것이다.


심안은 언제 열리는가?

그것은 육안을 감을 때 열린다.

마음을 깨끗이 비우고 명상(瞑想)을 할 때 열리고, 묵상(默想)을 하며 진리의 말씀에 자신을 비추어볼 때 열리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祈禱)하며 회개할 때 열린다.


지난날 품었던 한과 분노와 슬픔이 보이고, 화내고 신경질 부렸던 어제의 내 마음이 보이고,

그 마음에 슬며시 웃음 짓는 지금의 마음이 보인다.


그러면서 속삭인다.

먹구름이 끼든 천둥 번개가 치든 개의치 않는 하늘처럼,

세찬 빗방울이 때리든 폭풍이 불어오든 개의치 않는 바다처럼,

아무리 무례한 손님이 분탕질을 쳐도 그저 손님으로 대하는 여인숙 주인처럼,

그렇게 지내려무나.


그 모든 것 시간이 가면 다 지나갈 것들인데,

그러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은 맑고 푸르고, 바다는 햇살 가득 잔잔하고, 여인숙도 말끔해질 터인데,

무얼 그리 아등바등 속 끓이며 사느냐고.


이제 우리 일 없을 때 쓸데없는 것에 두 눈 혹사하지 말고, 그럴 때마다 눈을 감아 우리의 소중한 육안에 쉼을 주어 보호하자.


하루 이삼십 분 정도는 소리도, 빛도, 사람도 방해하지 않는 절대 침묵의 시공간에 머물며 심안을 밝히 뜨고 분노와 한, 욕심과 욕정, 시기와 질투, 위선과 교만으로 얼룩진 내 마음의 거울을 깨끗이 닦아보자.


그리하여 건강한 육안으로 세상을 밝히 보고 바로 뜬 심안으로 내 마음 정결케 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복된 삶을 누려감이 어떠한가!



* 폰 팁

1) 설정에서 <블루라이트> 기능은 꼭 끄세요.

2) 화면 밝기는 중간 정도로 하고

3) 야간에는 <야간모드>로 보고

4) 글자 크기는 가능한 한 크게 해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