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17 소언절색(小言節色)

by 한우물

소언(小言) - 말을 아껴라 -

입의 두 번째 역할은 타인과의 소통이다.


동물은 소리로 감정을 표현할 뿐이지만 사람은 말을 통해 자신의 감정뿐 아니라 생각과 뜻을 전달하고 소통한다. 이렇듯 말이란 사람을 동물과는 다른 차원의 존재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어떤 말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진정 어린 충고의 말은 사람을 살리는 약이 되고,

쓸데없는 말, 지저분한 말, 남 헐뜯는 말은 말하는 사람의 격을 떨어뜨리며,

독한 말, 모욕적인 말, 저주의 말은 남을 죽이는 흉기가 된다.


소리(sound)는 입을 떠나는 순간 금방 소멸하고 말지만, 말(word)에는 기(氣)와 혼(魂)이 실려 있어 한 번 내뱉은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내 입에서 달려나간 독화살 같은 말 한마디는 금방 상대방의 고막을 울린 후 가슴판에 새겨지고, 그의 입을 통해 파발마처럼 달려나간 말은 이 사람 저 사람 입에 오르내리다 언젠가는 내 등 뒤로 날아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치명상을 입히게 된다.


내 등을 겨누는 총, 이제석,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png


그래서 말은 절제해야 하고 가려서 해야 한다.

말 많은 사람치고 말실수하지 않는 사람 없고 말 많은 사람치고 환영받는 사람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절색(節色) - 쾌락에 너무 빠져들지 말라 -

입의 세 번째 역할은 키스다.


키스는 성욕(性慾)과 사랑의 가장 적극적인 표현 방법으로서 그 거부하기 힘든 감미로움과 황홀감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마음문(心門)을 열게 하고, 성문(性門)지기를 잠들게 만들어 자칫 넘어서는 안 될 선마저 넘게 만드는 위험한 마술이다.

금단의 사돠.jpg 이미지 출처: flickr.com


인간의 본능 중 가장 강렬한 욕망인 식욕(食慾)과 성욕(性慾).

이 둘은 부디 살아남으라고, 그리고 대를 이어 종족(species)을 보존하고 번성하라고 신이 부여한 소중한 생명력이라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 욕망이 절제되지 않고 탐욕으로 나아가게 되면 둘 다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변한다.


우리는 그동안 부적절한 성관계나 성추행(성폭행) 등으로 평생 쌓아 올린 인생의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더할 나위 없이 치사하고 비참한 나락으로 추락하는 사람들을 너무나 자주 보아왔다.


식탐(食貪)은 내 몸을 저격하고, 언탐(言貪)은 상대를 저격하지만, 색탐(色貪)은 양쪽에 폭탄을 터뜨리니 재앙도 이런 재앙이 없다.


절제(節制)의 미학

성경에 '성령(聖靈)의 열매'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은 하나님의 영이 임재한 사람, 즉 진정한 신앙인으로 거듭난 사람에게 나타나는 선한 증거들에 관해 기술한 것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사랑(love), 기쁨(joy), 화평(peace), 오래 참음(patience), 자비(kindness), 양선(goodness), 충성(faithfulness), 온유(gentleness), 그리고 절제(self-control) -


사랑으로 시작해서 절제로 마침표를 찍었다. 왜 그랬을까?

이에 대한 해석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나는 다음과 같이 받아들인다.


아무리 좋은 열매라 할지라도 절제라는 가위로 잘 다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성령의 열매에 대해서도 이렇게 절제가 필요한 법인데 하물며 본능에 관해서야.

생존과 인간다움에 필요한 이상의 것을 탐하는 탐욕의 열매는 우리를 파멸로 이끄는 독과(毒果)인지라 절제의 가위로 아예 잘라내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입을 하나만 만드셨나 보다. 입으로 하는 일은 모두 절제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