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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우물 Jan 28. 2024

강30 명강의란?

강의의 종착역

인터넷이 없던 시절, 연자와 청중이 마주해야 들을 수 있던 시절, 좋은 강의 한번 듣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매스미디어(mass media)가 발달한 이 시대에는 들을 수 있는 강의가 너무 많아서 탈이다. 이처럼 많은 강의 중에서 나의 강의가 명강의란 평가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명강의의 조건


1) 지식습득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요즈음 같은 세상에선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건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르치는 자가 해야 할 일은 그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는 것이고, 복잡한 것의 핵심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주는 것이다.


2) 원리를 깨우치게 해야 한다.

단순히 결과만 나열할 것이 아니라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그리고 그것은 어떤 원리에 의해 그리 것인지를 깨우치게 하여 응용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3) 독창적이어야 한다

명강의란 소리를 들으려면 내용 속에 뭔가 남다른 한 칼이 있어야 한다. 남들이 생각지 못한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그 결과물을 보여줄 때 듣는 이의 잠재된 창의력을 끌어내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게 될 것이다.


4) 변화로 이끌어야 한다

배움이 배움으로 끝난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강의의 궁극적 목표는 사람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있다.

강의를 듣고 변화의 발자국을 한 걸음 내딛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로 하여금 감동케 해야 한다.  

상대가 감동할 때,  나의 말은 상대의 머리를 흔들고 가슴에서 공명(共鳴, resonance) 일으켜 발자국을 내딛게 만드는 것이다.


명강사의 조건


이런 명강의를 하려면 연자는 철저히 프로가 되어야 한다.

프로란 어떤 사람인가? '프로'란 'professional 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서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라틴어에서 'pro'란 '앞에'란 뜻이고 'fession'은 '고백하다'란 뜻이다.

그러므로 프로페셔널한 사람이란 남들 앞에 나서서 나는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란 말을 당당히 할 수 있는 사람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영어에는 'pro'란 접두어가 붙은 단어가 상당히 많다.

이들 단어는 수평면에 놓고 보면 남보다 앞서 나가는 것을 뜻하고, 수직으로 세워놓고 보면  모든 것의 정점에 있는, 그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뜻한다.

그래서 명강의를 하는 명강사가 되려면 철저히 프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명품과 일품의 차이

고급백화점에는 일류 브랜드 제품이 즐비하게 입점해 있다.

하지만, 같은 백화점 내에서도 어느 지점에 가면 이들과 차별되는 특별한 구역이 나온다.

이름하여 명품관(名品館).


일단 명품이란 딱지가 붙고 나면 백화점 내 매장(賣場)의 위치부터 달라지고, 대접의 차원이 달라지고, 브랜드의 격(格)이 달라지고, 부르는 게 값이고, 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마법의 물건으로 바뀐다.


명품(名品)과 일품(一流製品)의 차이는 무엇일까?

언뜻 보기엔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은 온다.

이 느낌은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최고급 자재를 쓰고, 남다른 디자인을 생각해 내고, 다들 '이 정도는 그냥.'' 하고 넘기는 부분도 그냥 넘기지 않고, 마지막 바느질 한 땀 한 땀까지 완벽한 마무리를 짓고,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를 해온 열매에서 묻어 나온 것이다.


명강의(名講義)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유명강사가 하는 유명강의가 아니라 프로정신에 투철한 명품강사(名品講士)가 하는 명품강의를 가리킨다.


즐비한 전문강사들의 일품강의 중에서 명강의로 대접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최고 품질의 내용에, 강의 준비부터 피드백까지 과정 하나하나를 빈틈없이 챙기고, 다들 '이 정도는 그냥.' 하고 넘기는 부분까지 마지막 남은 땀방울로 매울 때, 일품강의와 2% 정도 다른 명강의가 탄생하는 것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다만 완벽해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있을 따름이다.



표제사진: 000 백화점 본점 명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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