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이 작년에 그런 일을 겪다 보니 그런 부모의 마음이 제 가슴에도 절절이 와닿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보다 더 아픈 사람들도 있더군요.
어떤 사람이냐고요?
그건 바로 장애인, 그중에서도 정신발달장애나 자폐아를 자식으로 둔 부모들입니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요?
제 얘기 한번 들어보시지요.
저희 부부와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온 가족 중에는 그런 자녀를 둔 가정이 둘이나 있습니다.
그들 두 부부는 서로 모르는 사이입니다만 그 엄마들이 제 아내에게 한 말은 마치 두 사람이 약속이나 한 둣 똑같았습니다!
"나에게 소원이 하나 있다면, 그건 내가 저 저식보다 하루라도 더 사는 것입니다."
그 말을 전해 듣는 순간, 참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앞세우겠다니! 그런 말을 하는 부모의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혼자서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자식.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아이처럼 언제나 부모의 돌봄이 필요한 자식.
그런 자식 때문에 한시도 마음 놓고 편히 지내지 못하고,
'내가 죽고 나면 저 자식은 누가 돌보지?' 하는 걱정에 눈도 제대로 못 감을 사람들.
그런 부모들의 피맺힌 절규를 통해 그들의 고통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제 딸과 아들이 응용행동분석가(BCBA, Board Certified Behavior Analysis)로서 이런 아동들의 치료와 교육에 종사하고 있다 보니 더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요.
ABA에 대한 소개
이런 아동들의 치료에는 언어치료, 작업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등 여러 방법이 동원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진 것은 행동치료로서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hot 한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 치료의 기본토대를 제공한 학문은 응용행동분석학(ABA, Applied Behavior Analysis)이란 것인데 이는 미국에서 가장 발달하여 미국기관에서 공인한 자격증인 BCBA 소지자는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도 취업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자격증입니다.
여기에 D가 하나 더 붙은 BCBA-D는 응용행동분석학 박사학위 소지자로서 이 분야 치료사들의 슈퍼바이저 중의 슈퍼바이저라 할 수 있습니다.
자폐아 부모들을 위한 신간소개
제 아이들이 둘 다 이 분야 전문가들이다 보니 치료현장에서 겪게 되는 장애 아동과 부모들의 눈물 나는 사연들을 자주 듣게 되고, 그 영향으로 저 또한 이들에 대한 남다른 안타까움과 애틋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얼마 전 제 딸아이가 이들 부모를 위해 책을 한 권 썼다며 원고를 들고 왔을 때 얼마나 대견하고 감사하던지요.
책 제목을 보니 누가 제 딸 아니랄까 봐 아주 화통한 제목을 달아놓았더군요.
「문제행동 한 방에 마스터하기」
제목이 시사하듯이 이 책은 전문가들이나 이해할 수 있는 어려운 책이 아니라 고교 이상의 학력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아주 쉽게 쓴 실질적 지침서 같은 것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전문가에게 치료받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니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부모가 가정에서 제대로 된 방법으로 잘 교육시켜야 한다고요.
책을 읽어보니 바로 그런 자녀의 문제행동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또한 돌발적으로 문제행동이 나타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에 대해 여러 유형의 예를 들어가며 잘 써놓아 장애아의 부모나 이들 아동을 지도하는 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부디 이 한 권의 책이 자폐아동과 그 부모들에게 한 줄기 자그마한 빛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저자소개
한윤선(BCBA-D)
미국 University of Texas at Dallas에서 Human Development and Early Childhood Disorders 전공,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응용행동분석학 코스를 이수하고 미국 공인 행동 분석가로 활동하였으며 부산대학교 특수교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Hi ABA센터에서 슈퍼바이저로 일하고 있으며 특수학교, 학습도움반, 치료 기관 등을 방문하여 장애학생의 문제행동 중재와 관련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고 대구대학교 유아특수교육학과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최진혁(BCBA-D)
한윤선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로서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의 사범대학에서 응용행동분석 전공 석 · 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주에 소재한 Rockland BOCES의 국 · 공 · 사립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였으며 컬럼비아대학교 사범대학과 연구 제휴를 맺고 있는 특수학교인 The Faison School for Autism에서 학교경영자와 연구원으로 일하였다. 귀국 후 부산대학교 특수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연구와 현장 자문일을 병행하고 있으며 활발한 연구활동으로 국내외 특수교육학과 응용행동분석 관련 학술지에 많은 편수의 논문을 게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