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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제품 Feb 25. 2024

[일상에세이] 회사 업무를 바라보는 마음가짐 고치기

매너리즘에서 자부심으로





어제 대학동기 중 한명이 청첩장 돌리는 모임을 한다고 동기 남자들을 한 10명정도 불러 모임을 가졌다. 대학생활 당시 과생활을 열심히 안하고 혼자만의 길을 걸었던 나는 그 모임이 극도로 어색할 것이 너무나도 뻔해 보여서 안가려고 했지만... 청첩장 돌리는 친구를 축하하는 마음 반, 그리고 내또래 애들은 대체 어떻게 인생을 살고 있는지 보고싶은 마음반으로 모임에 나갔다.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잘 살고 있었고 특히 금융쪽 전공을 했었던터라 각종 전문직(회계사, 계리사 등), 증권사 등 다니는 친구들이 많았다. 근데뭔가 어딘가에 투자하고 실적내고 그런 업무들을 하고 있는데 내가 얼핏 보기엔 되게 멋있어 보였다. 그리고 일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되게 즐거워보인달까? 일을 좋아하는 느낌도 들었다.


반면 나는 스스로 생각할 때 하찮은 일들을 하고 있다고 주눅이 들었다. 나는 공공기관을 다니고 있는데 하는 업무들이 친구들이 하는 것 처럼 수익을 쫓거나 하는 업무가 아니고 고객들(특히 경제상황이 안좋은)을 관리하고 응대하는 일들이 주를 이뤄 뭔가 업무 난이도라든지 업무 퀄리티가 많이 낮아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이 내가 무슨일을 하는지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냥 혼자 괜시리 주눅든채로 모임이 끝났다.



오늘까지도 왜 이런 마음이 들까 스스로 고민을 계속 했으나 답이 나오지 않아 주변 친한 회사직원 몇명한테 이얘기를 털어놓았다. 그런데 놀라운 반응을 들은게 그 직원들 모두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욕나오는 부분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나라에서는 꼭 필요한 일을 하는 회사고 공공성의 측면에서 누군가에게 기회를 주고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점이 보람차다'라는 말을 했다.


사실 이렇게 회사의 설립 취지, 비전을 마음에 품고 일하는 직원들이 주변에 있는지 몰랐다. 다들 회사는 그저 돈버는 곳, 빨리 퇴근하고 싶은 곳 이런식으로 생각하고 사는 줄 알았다. 물론 그런사람들도 있겠지만 내가 고민을 털어놓은 그런 직원들처럼 회사 업무 자체를 애정하는 사람도 있었다는 것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런 관점으로 생각해 보니 내가 하는 업무들이 마냥 하찮은 업무인게 아니고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된 사람들에게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회사에서 관리하는 기금의 건전성을 제고하여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게끔 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 있었다. 이것을 내가 간과하고 놓치고 살았던거 같다. 


어느덧 회사에서 5년넘는 시간을 몸담고 있어 점점 매너리즘에 빠지고 업무 자체를 그저 '일'로서만 봤던거 같다. 오늘의 회사직원들의 조언을 turining point 삼아서 다음주 월요일부터 일할 때는 좀 더 자부심을 갖고 뿌듯함을 느끼면서 일해야겠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을 만나서 내가 무슨일을 하냐고 물어보면 자신있게 대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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