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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첸시오 Jun 02. 2022

게오르그 짐멜

 1. 서론

 게오르그 짐멜은 문화사회학, 형식사회학, 사회적 유형 등 다양한 사회학 연구를 했고, 그의 많은 저작들이 증명하고 있다. 짐멜은 사후에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는 사회를 바라볼 때 당시 지배적이었던 집단, 현상을 중심으로 보는 거시적 연구를 하지 않고 미시적 연구로 집단 속의 개인을 보려고 했기 때문에 당시에 조금은 독특한 사상가로 보였기 때문이다.

 짐멜의 연구방식은 사회현상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게하고, 그의 사회학적 분석방법은 강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의 연구가 완전히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없지만 독창적인 방법으로 비관적인 미래를 예고했다. 이런 점이 내가 보고서에 짐멜을 주제로 쓰게 된 이유다.

 그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대표적으로 알아야 할 것이 형식사회학, 문화사회학 이라고 생각한다. 형식사회학은 현대사회학이론을 구성하는 많은 부분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문화연구도 거시적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짐멜의 연구는 고전 문화연구의 바탕이 될 만한 미시적 연구를 했고, 그 연구결과가 개인적으로 나에게는 더 공감가는 연구였으며, 짐멜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연구라고 생각한다.     

 2. 형식사회학

 형식사회학이라는 것은 앞서 언급했던 관점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형식사회학이란 구체적 내용으로부터 추상화시킬 것과 사회생활의 여러 형식에 초점을 맞추어야한다는 짐멜의 주장이다. 형식사회학은 인간의 사회성의 이질적 내용에서 형식을 분리해내는 것인데, 사람의 이해나 의도가 각각 다르더라도 이해와 의도가 실현되는 상호작용의 사회적 형식은 동일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이에 대한 비판이 있다. 짐멜의 모든 연구가 형식사회학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결국 형식사회학이 전부라는 것이다.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은 사회를 볼 때 한가지의 방식으로 연구한다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내가 생각하는 형식사회학의 한계는 ‘일반화’다. 형식사회학은 보통 작은 이해관계나 단적으로 볼 때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사건으로 다른 큰 사회관계를 파악하려 하는 것이다. 이것은 각 개인의 성격이나 행동이 일반화 되고, 큰 조직 또한 일반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짐멜의 연구방식을 구분하자면, 미시사회학을 하는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짐멜의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에서 이러한 한계가 들어난다면 연구결과에서 이중적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짐멜의 사상은 대중성이 부족하다. 연구방법의 특성 때문에 그에 대한 고찰을 완벽하게 하지 못한다면, 그 연구는 편파적인 결론을 도출할 것이다. 현대 사회학에서 형식사회학을 받아들인 연구를 살펴보면, 짐멜이 설명한 요소들을 이해하지만 대부분 전혀 다른 결론이 도출된다. 그의 사상에 충실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사견과 추측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짐멜은 기존의 학문적 경향에서 벗어나 미시적 분석의 기초를 형성한 사회의 분화와 상호작용에 대한 이론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 이해되어야 함을 가르쳐 준다. 그로 인해 사회학은 사회과학으로서 새로운 연구대상과 새로운 방법론을 가지게 되었다.      

 3. 문화사회학

 짐멜은 사회이론가로서뿐만 아니라 문화철학자로서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는 문화를 정련된 것들이나 정신적으로 승화된 삶의 형태들 또는 삶의 내적이고 외적인 노동을 통해 얻어낸 결과들이라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산물의 물화과정은 인간과 그의 생산물 간의 소외를 더욱 증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생산물 속에서 생산자 자신을 잃어버린다고 설명한다. 또한 그는 『돈의 철학』, 『대도시와 정신적 삶』에서 문화의 비극적 과정과 삶의 다양성을 예리하게 파해치며 문화에 대한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러한 짐멜의 문화, 사회이론은 근대를 넘어 현대에도 영향을 끼쳐 상징적 상호작용론을 표방한 시카고학파의 이론적 바탕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

 나에게 짐멜은 선구자의 느낌이 강하다. 현시대 모습을 정확히 예상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짐멜의 문화사회학은 비판할 것이 없다. 하지만 문화사회학이 그의 마지막 연구였고, 형이상학적에서 벗어나려 노력했지만 형식사회학의 틀을 완벽히 벗어나지 못했다 한다. 문화를 맑스처럼 사유방식으로 보려고 했기 때문에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형식사회학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일반화라는 한계를 반복할 수 있을 수도 있겠다.

 현재 문화세계는 짐멜이 말했듯이 사회적인 올바름, 예술의 비생산적 향유 등에 익숙해진 삶으로 문화가 비극이 된 사회다. 이러한 삶이 현재는 이데올로기라는 단어로 설명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사회학 수업에서 문화가 지배수단으로 작동되고 있다는 것을 배웠고, 짐멜의 문화의 비극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니 서로 비슷한 개념이라고 이해했다.

 ‘거리두기’, ‘유행’과 같이 개인의 변화에 대한 개념도 설명한다. 이 부분에서 짐멜이 받아왔던 심리학적 분석이라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그의 저작 『돈의 철학』에서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이라는 것은 자본주의 안에서 경제적 교환행위의 핵심이다. 이것을 짐멜은 상호작용으로 설명했는데, 돈을 이용하여 합리적 계산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물물교환과는 다르게 비인간성을 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돈이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일반적인 매개물이 되면 인간적인 유대가 특별한 목적에 국한된 비인간적인 관계로 바뀐다. 공동사회에서 이익사회로 변해가는 것이다. 개인에게는 교환행위가 손쉽게 되기 때문에 인간의 자유를 증대시키고 사회분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논증이 거리두기를 설명할 수 있다. 

 짐멜은 문화의 비극에서 벗어나려면 인간자신이 변화해야 한다며, 사회학적 미학을 기대한다. 하지만 이에 반대로 현재는 유행, 모방의 사회다. 이미 공동사회에서 이익사회로 변화했고, 현대인 자신의 문제에 직면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짐멜이 말한 문화의 비극에서 벗어날 해결책은 일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4. 결론

 일상이 바뀌면 사회가 변화할 수 있을까? 당연히 변화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짐멜의 대안은 꽤나 추상적인 것 같다. 또한 그가 했던 연구에 비해 책임감이 부족한 대안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상가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매듭 짓지 못한 연구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물론 일상을 바꿔야 한다는 그의 대안에 대해 동의는 한다. 그래서 그의 본 사상대로 미시적으로 형식적으로 파헤쳐야 할 필요가 있다. 짐멜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그의 사상에 대한 실증적 탐구가 전부인 것 같다.

 내 생각에 예술은 이미 아우라가 상실됐다. 아우라의 상실은 벤야민이 설명한 개념이지만 짐멜이 설명한 물화과정과 비슷하기 때문에, 짐멜과 벤야민은 비슷한 개념으로 문화사회를 파악한 것 같다. 그 접점에 대해 파악해봤을 때 비극에 대안은 ‘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돈의 철학만 보면 탈화폐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교재에서 풀이한 것을 참고하면 돈은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우라의 상실, 문화의 비극은 물화화에 문제라고 설명되어있기 때문에 예술, 노동에 정당한 가치가 주어져야 한다는 대안이 생각났다.

 전에 난 무조건 “자본주의, 돈은 안 좋은 것이다.” 라는 단순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짐멜을 고찰해 본 결과 다양한 지배와 복종의 방식의 문제, 우리의 일상 같은 미시적인 문제, 형식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게 된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은 개인의 상호작용으로부터 시작하게 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생긴 집단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문화의 폭을 넓혀가며, 다시 개인들에게 다양한 상호작용의 기회를 제공하게 되는 순환과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짐멜의 저서를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짐멜이 많은 분야의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미시적 연구방법 때문에 가능했다고 파악했다. 모든 사회학은 짐멜에 관점에서는 형식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다르다고 생각되는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는 앞으로 사회연구를 할 때에 단적인 문제의식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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