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없어 우리 집

집이 뭐길래

by Celine
집이 뭐길래


영화제목 중 <나만 없어 고양이>라는 것이 생각나서 제목을 <나만 없어 우리 집>이라고 지어보았다. 사실 우리는 집이 있지만 아직 더 나아가야 할 집을 꿈꾸고 있는 상태다.


나는 '집'이라는 개념이 투자의 목적보다는 '우리의 보금자리'라는 생각이 더 크다. 경제감각이 부족하다는 시선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 나이쯤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미래지향적으로 이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의 학업을 위한 학군지를 살펴보거나 앞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신도시 등 말이다.



우리도 이사를 가고 싶긴 한데....

그러게 우리도 이사를 갈 시기가 와서 요즘은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반려견을 갑자기 키우다 보니 좀 더 넓은 집이면 좋겠고 이왕이면 마당이 있으면 어떨까 꿈꿔보기도 한다. 주말 나들이를 가다 양평을 지나가면 두물머리 근처에서 살고 싶고 양주나 포천을 가면 또 거기서 살아보고 싶다.


지난주에는 혼자 기차를 타고 지방에 다녀왔다. 거의 10년 만에 한 대학동창이 아기를 조금 늦게 낳았다. 아기가 있어 친구 집으로 갔는데 집이 정말 넓고 깨끗해 보였다. 속으로 어쩔 수 없이 이런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서울에서 이 정도 평수면.. ' 이 생각이 들던 찰나에 친구가 하는 말.


여기 우리 집이야.


자가라는 뜻이다. 우리가 이사를 앞두고 항상 고민하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서울 외곽으로 벗어나 넓게 살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인프라 좋은 곳에서 유지하며 살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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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O억이야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면 으레 나오는 이야기이다. 한 친구가 몇 년 전 지방도시에서 당시 가장 비싼 아파트를 무리한 대출을 껴서 샀다고 했다. 그 당시 부동산은 한창 오를 때였고 '대출도 능력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내심 부러웠다.


이 친구를 최근에 만난 적이 있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집값은 오르지 않고 대출금 갚는 일이 지금은 버겁다고 한다. 그래서 남편과도 싸우는 일이 많고 시댁에서도 내 친구에게 혼수까지 들먹이며 괴롭히는 모양이었다. 착한 내 친구를 흑화 시키는 이 상황이 내 일은 아니지만 원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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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남편과 나는 해외에 거주할 때 항상 도시 외곽에 집을 구했다. 집 앞에는 숲이 있고 가끔 여우가 나오기도 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 우리가 지하철역과 걸어서 10분 거리인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살려고 하니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유모차를 끌고 나가도 차반 사람반이라는 느낌을 매일 받았다.


지금도 나는 예전처럼 여유를 찾아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이제 초등 고학년이 되어 중학교를 고민해봐야 할 아이가 있으니 실행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지방에 사는 친구들은 서울에 살며 아이를 키우는 내가 부럽다고들 한다. 하지만 난 그 반대인 경우가 참 많다. 집값 전쟁도 서울보다는 덜할 것이고 그만큼 마음도 조금은 더 홀가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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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인이 한 말이 기억난다.


"우리 부모님은 평생 집 한 채 장만하려고 기를 쓰고 사셨어. 그게 뭐라고..."


그런데 나만 없다면 그것도 평생 숙제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놈의 집전쟁은 끝이라는 게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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