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정민수/엠디랑
글쓴이: 정민수
수업 시작 종이 울리고, 선생님이 칠판에 새로운 단원명을 쓰는 순간을 상상해 보세요.
3. 덧셈과 뺄셈
아마 몇몇 아이들의 얼굴에는 미세한 지루함이 스쳐 갈지도 모릅니다. ‘아, 또 계산하는 시간이구나.’
그런데 만약, 선생님이 비장한 표정으로 이렇게 쓴다면 어떨까요?
수학 탐정단, 우리 동네 문제를 해결하라!
교실의 공기가 순간적으로 바뀌는 것이 느껴지시나요? 아이들의 눈빛은 ‘무엇을 배우지?’라는 수동적인 기다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는 능동적인 호기심으로 빛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단원 주제’가 가진 마법입니다. 단원 주제는 학생들이 수업과 처음 만나는 가장 중요한 첫인상이자, ‘이 배움의 여정은 정말 재미있을 거야!’라고 속삭이는 매력적인 초대장입니다.
좋은 단원 주제는 단순히 수업 분위기를 띄우는 것을 넘어, 배움의 질 자체를 바꿉니다.
배움의 문을 활짝 엽니다: 학생들은 단원 주제를 통해 수업의 큰 그림을 예측하게 됩니다. 배움의 목적지를 알게 된 아이들은 더 이상 낯선 길을 헤매지 않고, 안정감을 느끼며 학습에 깊이 몰입하게 됩니다.
‘나’와 배움을 연결합니다: “날씨가 달라지면 우리 생활도 달라질까?”와 같은 질문 형태의 주제는, 학생들이 “정말 그럴까? 우리 집은 어떨까?”처럼 배울 내용과 자신의 삶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도록 돕습니다.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게 하는 것이죠.
초보 선생님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단원 주제 만들기, 4단계 레시피를 안내합니다.
단원 주제는 2장에서 우리가 치열하게 고민했던 ‘핵심 아이디어’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핵심 아이디어가 단원의 ‘심장’이라면, 단원 주제는 그 심장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간판’입니다.
(예시) 다양한 교과의 핵심 아이디어
(과학) 모든 생명체는 구조와 기능이 생존을 위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사회) 사회의 규칙은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안전을 조화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국어) 작가는 비유를 통해 평범한 일상에 새로운 의미와 관점을 부여한다.
위의 핵심 아이디어는 교사에게는 훌륭한 설계도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조금 어렵고 딱딱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이 ‘교사의 언어’를 아이들의 가슴을 뛰게 할 ‘학생의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교사의 언어) 구조와 기능의 연결성 → (학생의 언어) “생김새에 숨겨진 비밀”
(교사의 언어) 규칙과 자유의 조화 → (학생의 언어) “마음대로 할 자유, 함께 지킬 약속”
번역된 언어에 학생들의 실제 생활과 관련된 구체적인 맥락을 더해줍니다. 배움은 학생의 삶과 연결될 때 가장 큰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학생의 언어) “생김새에 숨겨진 비밀” → (삶과의 연결) “동물들의 슈퍼 파워, 어디서 나올까?”
(학생의 언어) “마음대로 할 자유, 함께 지킬 약속” → (삶과의 연결) “우리 반, 즐거운 놀이터 만들기”
이제 모든 재료를 합쳐, 간결하면서도 매력적인 한두 문장으로 완성합니다. 때로는 질문의 형태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어떤가요? 똑같은 내용을 배우더라도, 단원의 ‘얼굴’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느끼는 기대감과 배움의 깊이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처럼 단원 주제를 정하는 과정은 단순히 수업의 제목을 다는 일을 넘어섭니다. 이것은 교사가 수업의 철학과 방향을 학생의 눈높이에서 구체화하고, 아이들이 진정으로 의미 있는 배움의 여정을 떠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주는, 가장 중요하고 설레는 첫 단계입니다.
엠디랑 팟캐스트 https://www.youtube.com/@mdrangnet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이론] 정민수 BOOKK출판사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실제] 정민수 외 BOOKK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