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정민수/엠디랑
글쓴이: 정민수
초등학교 3학년 수학 2단원 「덧셈과 뺄셈」.
이 단원명을 들었을 때, 선생님의 머릿속에는 어떤 풍경이 그려지시나요? 아마도 아이들이 공책에 세로셈을 빼곡히 풀어내거나, 반복적인 계산 훈련에 조금은 지쳐있는 모습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지루한 계산 단원을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을까?’는 많은 선생님들의 오랜 고민이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들은 계산 기술은 익혔지만, ‘왜 이걸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정답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는 ‘인간 계산기’를 키우고 있었을 뿐, 수학적 지혜를 가진 ‘문제 해결사’를 키우지는 못하고 있었던 것이죠.
저는 이 단원을 구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단순한 계산 훈련을, 아이들이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배우는 흥미진진한 탐구의 여정으로 바꾸기로 말입니다.
모든 변화는 ‘다시 읽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교과서의 제목인 ‘덧셈과 뺄셈’이라는 껍질을 한 꺼풀 벗겨내고, 성취기준이라는 속살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 속에는 이 단원의 진짜 목표가 숨어있었습니다.
“아, 이 단원은 단순히 계산을 정확하게 하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구나! 계산의 원리를 이해하고, ‘어림하기’를 활용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진짜 미션이구나!”
이 숨겨진 미션에 집중하기 위해, 저는 ‘(수 감각을 활용한) 문제 해결’이라는 새로운 ‘개념 렌즈’를 끼고 단원을 바라보았습니다. 이 렌즈를 끼는 순간, 교과서의 모든 문제는 더 이상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니라, 우리가 탐구하고 해결해야 할 흥미로운 세상의 퍼즐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이 흥미진진한 여정으로 초대할 단원 주제를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Before) 밋밋한 단원명: 「덧셈과 뺄셈」
(After) 호기심을 자극하는 초대장: “수학 탐정단, 우리 동네 문제를 해결하라!”
단원의 얼굴이 바뀌자, 교실의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더 이상 계산 훈련을 받는 수강생이 아니라, 사건을 해결하는 꼬마 탐정단이 되었습니다.
[1단계: 개념인식] 탐정의 첫걸음, 계산의 원리를 파헤치다
우리 반 ‘수학 탐정단’은 연필 대신 수 모형을 손에 쥡니다. 받아올림과 받아내림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원리를 ‘발견’합니다. “아, 10개짜리 묶음 하나가 낱개 10개로 변신하는구나!” 책에 적힌 규칙을 외우는 대신, 탐정들은 계산 속에 숨겨진 비밀을 스스로 파헤칩니다.
[2단계: 개념연결] 다양한 무기 장착하기, 어림과 암산
탐정들은 저마다 다른 계산 전략(무기)을 공유합니다. 세로셈뿐만 아니라 가로셈, 수 가르기와 모으기 등 다양한 방법을 탐구하며 가장 효율적인 전략을 고민합니다. 그리고 ‘어림하기’라는 새로운 능력을 배웁니다. “정확히 998 + 1005를 계산하기 전에, 대충 ‘천 더하기 천’이니까 2000쯤 되겠구나!” 하고 예측하는 것이죠. 때로는 정확한 계산보다 빠른 예측이 더 강력한 무기가 됨을 깨닫습니다.
[3단계: 개념전이] 진짜 사건 발생!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라
탐정단에게 첫 번째 의뢰가 들어옵니다. “모둠 예산 만 원으로, 우리 반 학급 파티에 필요한 과자 세 가지를 사 오세요! 단, 예산을 초과하면 안 됩니다.” 아이들은 모의 마트에서 물건 가격표를 보며 머릿속으로 빠르게 ‘어림’하여 물건을 고르고, 마지막에 ‘정확한 계산’으로 확인합니다. 수학은 더 이상 시험지 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살아있는 지혜가 됩니다.
[4단계: 개념성찰] 최고의 탐정은 누구? 나의 전략을 돌아보다
사건을 해결한 탐정들은 ‘수학 탐정 일지’를 쓰며 자신의 해결 과정을 되돌아봅니다. “나는 어떤 전략을 사용했지? 그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었나? 친구는 어떤 다른 방법으로 해결했지?”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정답은 하나일지라도, 그곳에 이르는 길은 다양하다는 수학적 사고의 유연성을 배우게 됩니다.
이처럼 단원 주제와 설계 의도를 바꾸는 작은 노력 하나가, 평범한 계산 단원을 아이들이 수학적 힘을 기르고 문제 해결의 지혜를 배우는 잊지 못할 탐구의 여정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아이들은 더 이상 “수학, 왜 배워요?”라고 묻지 않습니다. 자신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의 힘을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엠디랑 팟캐스트 https://www.youtube.com/@mdrangnet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이론] 정민수 BOOKK출판사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실제] 정민수 외 BOOKK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