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정민수/엠디랑
글쓴이: 정민수
수업이 끝난 뒤, 교실을 정리하며 만족감에 젖어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발표도 잘했고, 활동에도 즐겁게 참여했죠. 그런데 복도에서 한 학생이 제게 다가와 물었습니다. “선생님, 그런데 우리는 오늘 배운 걸 대체 왜 알아야 해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멍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수많은 ‘지식’이라는 구슬을 쥐여주었지만, 그 구슬들을 꿰어 의미 있는 ‘목걸이’로 만들어주지는 못했던 겁니다. 그날 이후, 저는 제 수업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무엇을 가르칠까?’가 아니라, ‘아이들이 무엇을 가슴에 품고 교실을 나가게 할까?’로 말이죠.
그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이 바로, 이 글에서 소개할 ‘일반화 문장’입니다.
우리는 종종 ‘주제’를 중심으로 수업을 계획합니다. 과학 시간에는 ‘식물의 구조’를, 사회 시간에는 ‘조선 시대의 신분 제도’를 가르치죠. 하지만 이런 주제 중심의 수업은 자칫 사실의 나열, 즉 ‘흩어진 구슬’의 모음으로 끝나기 쉽습니다.
‘일반화 문장’은 이 흩어진 구슬들을 꿰는 단 하나의 실, 즉 학생들이 단원 학습을 마친 후 마음속에 단단히 새겨지게 될 단 하나의 ‘큰 생각(Big Idea)’입니다. 제가 수업을 설계할 때 스스로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단원이 끝나고 5년 뒤, 우리 반 아이들이 이 배움에서 단 하나만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순간, 수업의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주제’가 ‘무엇에 대해’ 배울지를 알려준다면, ‘일반화 문장’은 그 배움을 통해 ‘무엇을 깨닫게 할 것인지’ 그 방향과 깊이를 알려줍니다.
일반화 문장은 단순히 멋진 문장을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교사로서 내가 가르치는 교과의 본질을 꿰뚫고, 학생의 삶과 연결된 의미 있는 배움을 설계하는 깊이 있는 사고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세 가지 방향으로 나누어 생각하면 조금 더 쉽게 그릴 수 있습니다.
이해 개념 (What?): 학생들이 ‘무엇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하는가? (원리, 관계)
과정 개념 (How?): 학생들이 ‘어떻게’ 탐구하고 사고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가? (탐구 절차)
가치 개념 (Why?): 학생들이 이 배움을 ‘왜’ 중요하게 여기고, 어떤 태도를 길러야 하는가? (삶과의 연결, 가치)
예를 들어, 과학 단원에서 ‘변화’에 대해 가르친다고 해봅시다.
[이해] 세상의 모든 현상은 변화하며, 그 변화에는 일정한 규칙과 패턴이 존재한다.
[과정] 변화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조건을 다르게 하여 결과를 비교하는 실험 설계 과정이 필요하다.
[가치] 변화의 원리를 이해하면 미래를 예측하고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세 가지 방향으로 수업의 ‘목적지’를 명확히 그리는 순간, 교사는 더 이상 교과서의 지식을 전달하는 ‘안내자’가 아니라, 학생들의 사고 과정을 설계하는 ‘배움의 건축가’가 될 수 있습니다.
수업 준비를 시작하기 전, 잠시 멈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5년 뒤,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줄까?” 그 질문에 대한 선생님만의 답을 찾는 순간, 오늘 준비하는 수업은 아이들의 삶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엠디랑 팟캐스트 https://www.youtube.com/@mdrangnet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이론] 정민수 BOOKK출판사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실제] 정민수 외 BOOKK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