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정민수/엠디랑
글쓴이: 정민수
선생님, 혹시 이런 순간을 경험해 보셨나요? 야심 차게 준비한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졌지만, 교실에는 어색한 침묵만이 흐르는 순간. 아이들의 멍한 눈빛과 마주할 때면, ‘내 질문이 너무 어려웠나? 아이들이 재미없어하나?’ 하는 생각에 심장이 쿵 내려앉곤 합니다.
하지만 선생님, 그 침묵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리가 가진 열쇠가 아이들의 마음과 머릿속에 잠자고 있는 호기심의 문을 열기에는 조금 낡고 뭉툭했던 것은 아닐까요?
지난 글에서 우리는 수업의 최종 목적지인 ‘일반화 문장’이라는 멋진 보물섬의 지도를 그렸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도가 아니라, 그 보물섬으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모험의 ‘초대장’입니다. 그 초대장이 바로 ‘탐구 질문’이며, 저는 오늘 굳게 닫힌 배움의 문을 활짝 여는 ‘마법의 열쇠’를 만드는 네 가지 비밀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학생들의 머릿속에서 ‘왜?’, ‘만약에?’라는 질문이 샘솟게 만드는 좋은 탐구 질문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1. 보물이 있는 곳을 가리킨다 (개념 중심) 좋은 열쇠는 아무 문이나 여는 것이 아니라, 단원의 핵심 개념이라는 ‘보물’이 숨겨진 방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야 합니다. 즉, 질문 자체가 학생들이 배워야 할 핵심 원리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평범한 열쇠) ❌ “화산은 무엇일까요?” (단순 사실 확인)
(마법의 열쇠) ✅ “땅은 왜 가끔씩 뜨거운 눈물을 흘릴까요?” (압력, 에너지 등 ‘변화의 원인’이라는 개념을 탐구하게 함)
2. 어느 방향으로든 돌릴 수 있다 (개방형) 좋은 열쇠는 ‘찰칵’ 한 번만 돌아가는 열쇠가 아니라, 이리저리 돌려보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입니다. 즉,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아,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과 해답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평범한 열쇠) ❌ “이순신 장군은 몇 척의 배로 승리했나요?” (정답이 하나인 닫힌 질문)
(마법의 열쇠) ✅ “만약 내가 이순신 장군이었다면, 그 상황에서 어떤 다른 방법으로 승리할 수 있었을까요?” (상상력과 전략적 사고를 자극하는 열린 질문)
3. 바로 ‘우리 집’의 문을 연다 (맥락 연결) 좋은 열쇠는 저 멀리 있는 성의 문을 여는 열쇠가 아니라, 바로 내 옆에 있는 ‘우리 집’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즉, 질문이 학생들의 실제 삶과 경험, 우리 동네의 문제와 같이 구체적인 맥락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평범한 열쇠) ❌ “우리나라의 계절별 날씨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교과서적 지식)
(마법의 열쇠) ✅ “만약 우리나라에 겨울이 사라진다면, 우리가 즐겨 먹는 김치와 딸기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학생의 실제 삶과 직접 연결)
4. 문을 열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사고 확장) 좋은 열쇠는 방문 하나를 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문 너머에 있는 드넓은 세상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즉, 단순히 사실을 기억해내는 것을 넘어, 비교, 분석, 추론, 상상, 비판 등 더 높은 수준의 사고를 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평범한 열쇠) ❌ “<별 헤는 밤>에 나오는 단어들을 찾아보세요.” (표면적 정보 확인)
(마법의 열쇠) ✅ “윤동주 시인은 왜 ‘쓸쓸한’ 마음을 ‘아름다운’ 별에 비유했을까요?” (감정 이입, 비판적 해석 등 고차원적 사고 유도)
그렇다면 이 멋진 열쇠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교사인 내가 먼저 ‘일반화 문장’이라는 최종 목적지를 마음속에 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목적지를 아이들의 언어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으로 번역하는 것이죠.
(교사의 목적지): “모든 생명체는 구조와 기능이 생존을 위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학생을 위한 열쇠) → “새의 날개와 물고기의 지느러미는 왜 완전히 다른 모양일까?”
또한, “이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넘어, “이것은 왜 중요할까?”, “두 가지를 비교하는 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와 같이 학생들의 생각에 시동을 거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기억하세요. 좋은 질문 하나는 수십 개의 설명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선생님의 고민이 담긴 질문 하나하나가 아이들의 머릿속에 잠자고 있던 거인을 깨우고, 교실을 살아 숨 쉬는 탐구의 장으로 만드는 위대한 시작이 될 것입니다.
엠디랑 팟캐스트 https://www.youtube.com/@mdrangnet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이론] 정민수 BOOKK출판사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실제] 정민수 외 BOOKK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