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지식 조각, ‘어떻게’ 이어 붙일까? – 아이

with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정민수/엠디랑

by 정민수

흩어진 지식 조각, ‘어떻게’ 이어 붙일까? – 아이들의 사고력을 키우는 비밀

글쓴이: 정민수


지난 브런치 글에서 수업의 첫 문을 ‘왜?’라는 질문으로 열고, 아이들의 마음에 호기심의 불씨를 지피는 방법을 나누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수많은 물음표가 떠오르고 있을 거예요. “옛날 전화기는 왜 줄이 있었을까?”, “햇빛이 식물에게 어떤 일을 하는 거지?”, “슬픈 마음은 왜 드는 걸까?”

이 질문들은 아이들이 이제 막 탐험을 시작하겠다는 신호와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단순히 알려주는 것이 최선일까요? 아닙니다. 진짜 배움은 아이들 스스로 흩어진 정보 조각들을 이리저리 맞춰보며, 개념과 개념 사이의 숨겨진 연결고리를 찾아낼 때 일어납니다.

오늘은 그 마법 같은 과정, ‘개념연결’ 단계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정답’ 대신 ‘과정’을 선물하세요.

‘개념연결’ 단계는 아이들이 ‘어떻게?’라는 질문을 통해 개념과 개념, 현상과 현상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고, 그 과정에서 사고의 폭을 넓히는 시간입니다. 교사가 정답을 알려주는 대신, 아이들이 스스로 탐정처럼 단서를 모으고 연결하며 ‘깨달음’을 얻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죠.

이 단계에서 선생님의 역할은 ‘지식 전달자’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흩어진 정보 속에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변화 분석가’이자 ‘사고의 길라잡이’가 되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이 흥미진진한 탐정 놀이를 시작할 수 있을까요? 제가 교실에서 사용했던 구체적인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사고의 폭을 넓히는 3가지 기술


1단계: ‘눈에 보이는’ 사고 도구를 건네주세요.

아이들은 추상적인 사고보다 시각적인 자료에 훨씬 강합니다. 복잡한 개념도 눈에 보이는 도구를 활용하면 훨씬 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T차트’로 비교/대조: 두 가지 개념(예: 옛날 전화기와 스마트폰)을 비교할 때, 칠판에 큰 T자 표를 그리고 왼쪽엔 ‘옛날 전화기’, 오른쪽엔 ‘스마트폰’이라고 적어주세요. 아이들이 “옛날 전화기는 선이 있어요!”, “스마트폰은 선이 없어요!”라고 이야기할 때마다 양쪽에 정리하게 합니다. Tip: 표를 다 채운 후, “선이 있고 없는 것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라고 한 단계 더 나아간 질문을 던져보세요.


‘마인드맵’으로 원인-결과 연결: 어떤 현상의 원인을 탐색할 때, 가운데에 핵심 현상(예: ‘미세먼지 심해짐’)을 적고, 주변에 여러 가지 원인들(자동차 매연, 공장 연기 등)을 가지처럼 뻗어 나가게 합니다. Tip: 아이들이 “이 원인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줄까?”라고 질문하며 개념 간의 복합적인 관계를 생각하도록 유도합니다.


2단계: ‘놀이’처럼 사고 기술을 가르치세요.

비교, 분류, 원인-결과 분석… 이 모든 것이 아이들에게는 낯선 ‘기술’입니다. 이 기술들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놀이처럼 경험하게 해주세요.

‘분류 놀이’ (분류 기술): 다양한 직업 카드(예: 의사, 농부, 유튜버)를 주고,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기준으로 묶어보게 합니다. Tip: “어떤 기준으로 묶었니? 왜 그렇게 나누었을까?”라고 질문하며, 아이들 스스로 ‘분류 기준’이라는 개념을 찾고 언어화하도록 돕습니다.


‘만약 ~한다면?’ 가상 시나리오 (원인-결과 분석 기술): “만약 우리가 분리수거를 안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처럼 상상력을 자극하는 질문을 던져 인과 관계를 추론하게 합니다. Tip: 아이들이 낸 아이디어를 연결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보면 더욱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3단계: ‘다름’을 존중하며 ‘함께’ 연결하게 하세요.

모둠 활동이나 토론에서 아이들은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때 교사는 ‘정답 찾기’보다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고,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게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모둠 토론 규칙’ 함께 만들기: 수업 전, “모둠 활동할 때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은 무엇일까?”를 아이들과 함께 정하고 칠판에 적어두세요. (예: 한 명씩 이야기하기, 친구의 의견 끝까지 듣기, 다른 의견도 존중하기 등)


‘경청의 기술’ 가르치기: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전에, 앞 친구의 의견을 요약하거나, “나는 ~라고 생각하는데, ~이/가 말한 ~도 맞는 것 같아”처럼 상대방의 의견을 언급하고 시작하는 연습을 시킵니다.


‘교사의 모델링’: 교사가 먼저 아이들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정말 좋은 의견이다. 혹시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질문하며 다양한 의견을 끌어내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개념연결’ 단계는 아이들이 흩어진 지식의 조각들을 스스로 꿰어 하나의 멋진 ‘개념 지도’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지식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을 넘어, 생각하는 힘, 분석하는 힘, 그리고 서로 협력하는 힘을 기르게 될 것입니다.

오늘, 선생님의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어떤 ‘연결고리’를 찾아내며 반짝이는 눈빛을 보여줄까요? 그 탐정 놀이를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엠디랑 팟캐스트 https://www.youtube.com/@mdrangnet

참고/수업도시락 엠디랑 mdrang.net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이론] 정민수 BOOKK출판사

[이해-과정-가치교육을 살리는 개념기반 탐구수업: 실제] 정민수 외 BOOKK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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