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편소설 26
“멋진 모자들이 많네요! 모자를 많이 좋아하시나 봐요?”
베레모 신사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소년은 신사의 베레모가 주는 기품에 반한 채로 대답을 했다.
“네! 쓰다 보니 좋아하게 됐어요. “
“쓰다 보니? 원래는 좋아했던 게 아니었나요?”
“음… 좋아했던 건 아니었죠. “
“어쩌다 모자의 매력에 빠지게 됐는지 물어봐도 돼요?”
“사실은 제가 머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가 없어요. 저만이 알고 싶은 모습이라 최대한 가리고 다녀요. 그래서 늘 모자로 가리고 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모자를 좋아하게 돼버렸어요. “
베레모 신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불편하진 않아요?”
“이젠 괜찮아요. 처음엔 불편하고 내가 왜 모자를 써야 하지 생각했는데 지금은 다양하고 예쁜 모자를 많이 알게 되어서 오히려 좋아요. 덕분에 이런 나눔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제 모자를 쓰고 기뻐하는 사람들도 보고, 선생님이 쓰신 멋진 베레모도 알게 되었거든요. 보세요! 벌써 이 행사장이 제 모자를 쓴 사람들로 알록달록 해 졌어요! “
베레모 신사는 고개를 돌려 행사장을 가득 매운 모자들을 둘러보았다.
“정말 장관이네요.”
그리고 베레모 신사는 가방에서 체크무니 회색 베레모를 꺼내 소년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제가 주는 선물이에요. 언젠간 이 모자도 꼭 써줘요!”
“감사합니다!”
소년은 선물 받은 베레모를 두 손으로 꼭 쥐고서는 행복한 미소를 행사 내내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