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agree & commit전에 disagree→ agree를 하자.
리더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팀장님은 대표님의 이 방향성에 동의하세요?”
만약 나 또한 대표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라면 곤혹스러운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리더는 이럴 때 갈등에 휩싸인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대표와 충분한 싱크가 되지 않았음이 드러나고,
동의한다고 말하면 나를 포함한 모두를 속이는 것 같다.
어쩌면 구성원들을 한 번에 척지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지 않은 선택은 슬그머니 다수의 의견에 편승하는 것이다.
“나도 사실 동의하지는 않았어.”라는 말로 에둘러 대표의 의견에 반대입장을 전하는 것이다.
불행한 얘기지만 적의 적은 내편이라는 말처럼 이럴 때 리더는 팔로워들과 끈끈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리더의 팔로워십은 그저 아묻따 CEO의 의견에 동조하라는 말일까?
구성원에게 부정의사를 비추지 말라는 말이, 이런 의견 없는 수동적 순응형 리더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리더는 자신의 입장이 분명해야 한다.
위와 같은 팀원의 질문에 명확하게 “맞다, 동의한다."라는 대답을 할 수 없다면
지금 당장 대표의 의견에 Disagree → agree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표의 말이 이해될 때까지 논쟁하고, 나아가 동의까지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물론 Disagree → agree는 힘든 과정이다.
'끝장 토론'이라고 나는 표현하는데, 이런 토론을 몇 번 하다 보면 생각보다 서로 잘못 이해했다는 걸
깨닫거나, 상대에게 설득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몇 번의 이런 경험을 통해 생각의 차이가 확 줄어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꽤 의미 있는, 그리고 재미있는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 시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서로 간의 의견을 맞추지 못했다면
그땐 두말없이 Disagree & commit 해야 한다. 내가 동의되지 않았다고 대표와 영원히 논쟁할 수는 없다.
이제부턴 대표의 결정대로 일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따라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헷갈리면 안 된다. commit 했음에도 공공연하게 disagree를 팍팍 티 내는 것은 진정한 disagree & commit이 아니다. commit은 "비록 반대의견을 가졌더라도 리더의 의견을 존중하고, 결국 해내겠다."에 가깝다.)
그러나 핵심은 commit이 아니다. 가장 좋은 방향은 그전에 온전한 agree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disagree 끝에, 결국 commit이 자주 일어나면 리더는 점점 좀비처럼 일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기 의견을 잃어버리고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식의 무입장이 되고 만다. 이런 아무래도 상관없단 식의 동조는 건강한 동조가 아니다. 그렇기에 빠른 결론을 위해 시작부터 commit을 남발하는 것은 정말로 권하지 않는다. 그전에 Disagree를 온전한 agree로 만들기 위한 상호 간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p.s - 이 과정이 힘들어서, 혹은 대표와 논쟁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꽤 많은 리더들이 제 3자 화법으로 상황을 모면한다. 나는 동의하지 않지만 "oo님이 이렇게 하라는 걸 내가 어쩌겠어?"와 같이 답변하는 것이다. 이런 답변이 곤란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쉬운 해결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런 식의 답변은 리더십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리더가 상위 리더와 의견을 불일치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면 팔로워들은 리더십에 불안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