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단상 ⑥

단아한 집을 꿈꾸며

by Mansongyee


한때는 바라는 것이 많았다.
집은 커야 했고,

동네는 좋아야 했으며,

가구는 멋져야 했다.
옷장은 넉넉해야 했고,

남향으로 햇빛이 오래 머물렀으면 했다.
키친에는 수납장이 많아야 했다.
그녀의 삶도 그만큼 넓어질 것이라 믿었던 시절이었다.


이제는
그녀는 단아한 집을 꿈꾼다.
작아도 괜찮다.
대신 햇빛이 오래 들어오면 좋겠다.

꼭 필요한 물건만 두고 살면
구석구석 정리 정돈이 잘 되고
청소도 한결 쉬울 것이다.

잠을 잘 자기 위해
침대 위 이불을 정성껏 편다.

바늘이 움직이는
아날로그 탁상용 시계를 둔다.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을
소리 없이 알려주는 물건 하나.


좋아하는 그림 한 점이면 충분하다.
벽이 넓지 않아도
마음이 머무를 자리는 생긴다.


이런 사소한 꿈들을 떠올리다 보면
문득 성철스님의 말이 생각난다.
불기자심(不欺自心).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말라는 가르침.

크고 화려한 것을 원하던 마음도
조용하고 단정한 것을 바라는 지금의 마음도
모두 그녀였다.

다만 이제는
무엇을 더 갖고 싶은지가 아니라
무엇이면 충분한지를 묻고 싶다.

그녀의 리듬에 맞는 작은 평온을 선택하는 일.
그것이 그녀가 그녀 자신에게 건네는
가장 정직한 대답이다.

불기자심(不欺自心)은
더 엄격해지라는 말이 아니라
자기 마음을 똑바로 바라보라는 말일 것이다.

정말 원하는 삶의 크기,
편안해지는 속도,
숨 쉬기 좋은 공간을
속이지 않고 인정하는 일.

그래서 오늘도
이런 단아한 집을 향해
그녀는 자신의 자리를 청소한다.


마음을 속이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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