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날씨가 아니라 장면으로 읽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계절을 날짜보다 감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달력이 먼저 봄을 알려주기 전에
공기의 질감과 빛의 농도가
조용히 계절의 방향을 말해준다.
그리고 올해,
나는 그 변화를
글을 쓰며 처음으로 붙잡고 있다.
오늘도 눈은 온다.
보드랍게, 눈은 온다.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다.
글을 쓰며
계절을 바라보는 마음도
조금씩 자라고 있는 것일까.
작년까지 나는 이곳의 겨울을
무채색으로 설명하곤 했다.
2월에도, 3월에도, 늦으면 4월까지
눈은 지치지도 않는다고.
그런데 오늘,
2월의 눈은
다르게 읽힌다.
가볍고 보드랍게
내려앉는 발걸음이
겨울에 머물기보다
어딘가 봄을 향해 떠나는 채비 같다.
따뜻한 수채화 속에
조용히 덧칠해진 풍경처럼.
이 눈은 나뭇가지 속 새싹을
조용히 깨우고,
머지않아 사람들에게 가벼운 외투를
허락할 것이다.
겨울로 들어서는 눈이
추억과 설렘을 남긴다면,
오늘, 봄으로 향하는 2월의 눈은
조금 더 다정한 온도로 마음에 닿는다.
나는 오늘
그 다름을
조용히 느낀다.
계절은 바뀌기 전에
먼저 마음에서 방향을 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