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유 그 자체다

by 사과이모


사람들은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진정한 자유란 어떤 것일까? 선택지가 많은 것이 자유로운 삶일까? 자... 이중에 하나를 골라봐, 하는 객관식 문제는 주관식보다 친절하게 느껴진다. 세상이 제공하는 다양한 것들 중에 그나마 내 취향에 가까운 것을 선택하는 삶. 그것이 진정한 자유일까?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주체적인 자유’이다. 이 세상이 내게 주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고루한 삶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나의 시간을 채우는 것. 그것이 자유자유함이 아닐까 한다.


가령 이런 것이다. 4년 넘게 모신 팀장님은 클래식 마니아였다. 당시 그녀는 30대 후반이었을까 40대 초반이었을까. 그녀는 클래식을 작게 틀어놓고 근무를 했다. ‘다들 크게 불만사항은 없죠?’ 라는 다소 팀장다운 발언에 반기를 내어놓을 용기는 그 누구에게도 없었다.


우리는 유순한 강아지마냥 그녀의 클래식을 들어야만 했다. 그녀는 좋아하는 뮤지션의 주간을 정했다. 이번주가 ‘바흐’ 주간이라면 일주일간은 바흐만 들었다. 덕분에 나는 바흐와 쇼팽, 모차르트,라흐마니노프 등을 구분하는 귀를 반강제적으로 가져버리고 말았다.


우리끼리는 농담삼아 ‘클래식 매일 안들은 귀’가 그립다고 투정 섞어 말했지만 크게 동요했던 직원은 없었다. 식물들도 클래식을 틀어주면 잘 자란다고 하던데 그래서일까 그 시절에 우리는, 적어도 나는 악보 속 음표가 춤추듯, 콩나물 키 자라듯 쑥쑥 자랐다. 돌이켜보면 풍성한 시간이었다.


내게는 선택의 자유가 없던 시간이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즐기는 그녀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모든 부분에서 그녀를 존경하진 못했지만 짧지 않은 시간, 그녀와의 시간에서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인 자중자애하는 태도를 배웠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스스로와 많이 대화하는 삶을 살고 싶다.

세상으로부터 주어지는 객관식보다

텅 비어있는 주관식에

내 마음껏 적어 내려가고 싶다.


끌리는 색깔의 옷을 입고

은근히 당기는 음악을 듣고

닮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좋아하는 책을 더 자주 보고


그렇게 나의 선택을 존중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는 인생이고 싶다.


적어도 그러한 삶이 가장

'자유로운 삶’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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