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다 보면 내담자들이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 선생님, 저 이게 하고 싶긴 한데요,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되고 잘 해내지 못할까 봐 무서워요...
사실은 나도 무서워,라고 예전에는 말하지 못했다. 무서우면서 안 무서운 척했다. 그래야 선생님 같으니까.
이제는 나도 무서워,라고 말한다. 어른들도 다 무서워. 뭔가 새로 시작하려고 할 때, 그때가 제일 무서워. 용기 다 끌어모아서 시작하잖아, 그럼 안 무서울 것 같지? 시작하면 또 다른 형태의 두려움이 생겨. 근데 그 두려움은 시작하기 전에 하는 두려움이랑은 좀 달라. 시작하기 전에 두려움이 손에 잡히지 않는, 눈에 보이지 않는 허상 같다면, 시작하고 나서 만나게 되는 두려움은 그래도 좀 만져져. 만져지면 좀 덜 무서워. 아 세모 모양이구나, 아 뾰족 뾰족하네.. 아 이걸 이 시간 안에 다할 수 있을까, 그 사람에게 물어보면 거절당하진 않을까, 구체적으로 내 손에 잡히는 데로 해결해 가면서 무서워하면서 그 길 따라가 보는 거지. 그렇게 계속 문 열면서 가는 거야. 인생이란 나한테 끝없이 질문을 던지는 거 같아.
너 이 문을 열래 말래?
어떤 문 앞에서 네가 오래 서성이고 망설이잖아. 그때는 시간을 넉넉히 두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해 봐. 그리고 네 가슴을 잘 느껴봐. 지금 내 가슴이 어떻지? 두려움 속에 설렘 같은 게 숨겨져 있는지 섬세하게 느껴봐. 그건 오직 너 자신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이니까.
망설인다는 건, 절실하다는 것과 한 종류야.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없으면 망설이지도 않지. 잘하고 싶은 거야, 실패하기 싫은 거야. 망설임 너머에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기다리고 있을 확률이 높아.
누가 무서워하지 말라고 했어,
누가 무서우면 지는 거라고 했어,
누가 용기 내고 막 당당하라고 했어
무서워도 괜찮아, 무서워하면서 가는 거야..
난 무서운 게 없어요,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바들바들 떨면서도 한 걸음 내딛는 사람이 더 멋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