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친구 여섯, 가끔은 7명이 친하게 지냈다. 그중에 꼭 한명이 그렇게 나서는 거다. 영 마음에 안 들었다. 뭐 자기가 리더야? 왜 저렇게 나대는 거지? 내내 마음에 안 드는 거다.
우연히 그 친구가 나오지 않은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놀라운 것은 모두가 그 친구의 그런 모습을 내켜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 생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는 것이다. 3명은 그녀의 그런 행동이 못마땅하다고 하였고, 2명은 그렇게 이끌어주니 오히려 편하고 좋다고 했다. 나머지 한 명은 그 친구가 그런가? 하고 별 관심이 없는 듯 말하였다.
그 경험이 내겐 좀 놀라웠다. 시간이 지나 상담을 공부하면서 그것이 내 안의 것을 상대에게 던지는 ‘투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투사'란 자기 자신에 의해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욕망이나 동기가 타인에게 귀속화(歸屬化)되는 것을 가리키는 방어기제의 일종이다. 쉽게 말해 자신 안에 나대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은 상대를 통해 그러한 경험을 하지 않는다. 결국 어떤 경험을 한다는 것은 그것이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의 것이 아니라 나의 것이다. 그를 손가락질하는 그 손꾸락을 내게 돌려야 하는 것이다.
내 안에 그런 마음이 있다니!?(MBTI 에서 내향형 나오던데... 쩝;) 내 안에 사람들 앞에 나서고 싶고, 이끌고 싶은 마음이 있는가 보다.. 그걸 그 친구를 통해서 보게 되었던 거구나..
매번 그것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대략 원리?가 뭔지 알고 나니 사람들에 대해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편이다. 물론 가끔 눈살을 찌푸리며... 헐..저런 게 내안에 있다고? 하고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지만 그럴 때는 아직은 내 그릇이 이만큼이구나.. 그릇을 키우자, 하고 다짐할뿐.
내 안에 수많은 모습을 너를 통해 만난다. 그러니 내가 만나는 모든 이는 나를 비춰주는 거울! 그가 없이 나를 만날 수 없으니 참으로 소중하고 귀한 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