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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괴괴랄랄 Dec 12. 2023

[알림] 둔하지 마십시오.

내 칼이 무디면 다른 칼을 갈아야하니까요

난 진짜 둔한 편이다.

모든지 잘 참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그냥 남들보다 느리게,

어떨 때는 아예 못 느끼는 사람일 뿐이다.


밖에서 넘어져서 무릎에 피칠갑을 해도

엄마가 뭐라할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 물건을 누가 훔쳐가도 없는 줄 모르고

한참 뒤에나 찾아 헤맸다.


내가 무뎌서 남을 찌르지 못하고

서 찔려도 아프지 않다는 건 편한 일이었다.

근데 요즘은 그게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꺼 하나 못챙기는 둔한 사람인데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내 이기심의 영역이 돼버렸다.

이제 내가 챙기지 못하고

다쳐도 모를까봐 신경쓰인다.

내가 무딘 탓에 더 날카롭게 갈아야했을

다른 사람들의 예민함이 신경쓰인다.


조금 뾰족해서 내 표면적이 좁아지더라도

이제는 좀 더 예민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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