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학원 수강권 끊었으니까 욕하지마쇼
통학도 싫었고 헐떡고개도 싫었고
문대 벽화도 극혐이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내가 답답했고
대외활동, 동아리 활동을 즐기지 못하며 방황했던
1,2학년 시기가 매순간 후회로 남았다.
지나고 나니까 꽤 찬란했다.
아니, 찬란하지는 않았는데
그 시간들이 나름 볼만했다.
회기 쪽으로는 소변도 안볼 거라며 발작했는데
굳이굳이 기어가서 찍은 졸업사진을 보니
괜찮았던 4년이 되어버렸다.
이미 활시위를 떠난 활은
과녁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리 시간을 돌려도 그 궤도를 바꿀 수 없는 것처럼
지나간 시간에는 사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는 걸
내 전공인 철학과에서 배웠다.
난 심지어 철학과에 간 것마저
후회하던 미친놈이었다 쿄쿜
나를 괴롭히던 건 후회였고
나는 4년동안 후회에서 빠져나오는 법을 배웠다.
대신 과거의 나를 병신취급 하긴 함.
그렇게 빠져나온 곳에서
모든 과거가 참 괜찮아 보이는 한 장의 사진으로 미화된다.
언젠가 지금 겪는 일들도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기념사진으로 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