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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괴괴랄랄 Dec 13. 2023

[등장] 사탄들의 학교에 루시퍼

제목학원 수강권 끊었으니까 욕하지마쇼

통학도 싫었고 헐떡고개도 싫었고

문대 벽화도 극혐이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내가 답답했고

대외활동, 동아리 활동을 즐기지 못하며 방황했던

1,2학년 시기가 매순간 후회로 남았다.


지나고 나니까 꽤 찬란했다.

아니, 찬란하지는 않았는데 

그 시간들이 나름 볼만했다.


회기 쪽으로는 소변도 안볼 거라며 발작했는데

굳이굳이 기어가서 찍은 졸업사진을 보니

괜찮았던 4년이 되어버렸다.


이미 활시위를 떠난 활은

과녁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리 시간을 돌려도 그 궤도를 바꿀 수 없는 것처럼

지나간 시간에는 사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는 걸

내 전공인 철학과에서 배웠다.


난 심지어 철학과에 간 것마저

후회하던 미친놈이었다 쿄쿜


나를 괴롭히던 건 후회였고

나는 4년동안 후회에서 빠져나오는 법을 배웠다.

대신 과거의 나를 병신취급 하긴 함.


그렇게 빠져나온 곳에서 

모든 과거가 참 괜찮아 보이는 한 장의 사진으로 미화된다.

언젠가 지금 겪는 일들도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기념사진으로 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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