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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괴괴랄랄 Jan 10. 2024

캐나다가서 주짓수 대회나간 여성.

어학연수하러 간 거 맞음

아마 영어로 have + p.p 를 배우기 전에

목 조르는 법부터 배우지 않았을까.

결국 나다 런던에서 열리는 주짓수 대회에 출전해서

4그랄이 1그랄한테 발리는

노간지 노멋 결말로

은메달을 목에 걸고 집에 돌아옴.


이 긴 주짓수 여정의 시작은

그냥 도복이었다.

근데 그게 존나 비싼 내 애착도복.

내 소중한, 20만원에 육박하는,

이모씨 인생 최고가를 자랑하는 도복이

한국에서 캐나다까지 13시간을 비행해

내게 도착한 순간

나는 주짓수에 모든 열정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집 앞에 새롭게 개관한 월 80불짜리 도장이 있었고

나는 도장이 여는 매주 화, 목, 토,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출석했다.

(사실 무슨 일은 매일 없었음


이제 도장의 관원들은 서서히

내가 어학연수 차 캐나다를 방문한

6개월짜리 시한부 캐네디언이라는 걸 망각.

대회에 나가라고 부추기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다치면 그 길로

치료비를 대기 위해

콩팥이라도 내놓아야하는 국가였지만

도파민에 처돌아버린 나머지 출전을 결심함.


사실은 2년동안 한국판 주짓수를

띄엄띄엄 떠돌다가 결국 4그랄을 달아버린 나는

이제는 좀 파란색 띠를 보고싶었다.

메달따면 관장햄님이 블루를 주지 않으실까하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런던 주짓수 대회행.

(블루따윈 없었음


첫 판에서 만난 여성은

진짜 들개도 늑대도 아닌 투견의 모습이었다.

나를 보며 씨익 웃는데

이에 씌워진 빨간색 마우스피스.

이미 밖에서 날짐승이라도 흡혈하고 온 것 같았다.

시작과 동시에 투견장으로 걸어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복싱선수였던 그녀의 몸은 마치 캥거루같았다.

아니, 돌로 만든 캥거루 모양 동상.

그냥 하염없이 캥거루만 생각남.


시합 전광판에는 사람 이름 옆에 국기가 달려있었다.

내 이름 옆의 태극기가 걸린 걸 본 이후부터

나는 흡사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태극 벤치용사 혹은

일제강점기에 독립선언서를 립싱크하는 학생1

정도가 된 기분이었음.


캐나다 전광판에 태극기 한 번 올려보겠다는 심정으로

첫 판은 무난하게 승리했지만

애국심도 쿨타임이 있는지

금메달은 못따고 은메달에 만족해야만했다


하지만 충분히 가치있었다.

아마 이 날이 내가 캐나다에서 보낸 시간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진짜 온힘을 쥐어짰고 열정도 다 바쳤고

영어도 좀좀따리 했음ㅇㅅㅇ

23이승민이 99~22이승민보다

조금이라도 더 강한 사람이 되었다면

그걸로 만족해야지 뭐 (정신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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