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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괴괴랄랄 Dec 07. 2023

캐나다 들짐승이 되려다가 돈뜯김(2)

4. 성장에는 채찍말고 당근도 필요하다고요;;

아무튼 도장에 있는 수많은 야생 물소들과 같은 종류의 짐승이 되는 것은 실패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그들의 영역에는 어떤 결계같은 게 있었다. 로이더가 되기 전에는 불가능.

그래도 나는 가랑이 사이가 둔각이 될 정도로 노력하면서 충분히 시간들을 즐겼다.


운수 좋은 나날들에는 대가가 따랐다.

설렁탕을 가져왔는데 먹지를 못한 아줌마와 가마꾼 아재에게 일어난 비극처럼.


홈맘은 점점 본색을 드러냈다.

더 이상 맘이라는 호칭을 붙이면 안될 정도였다.

위선도 선이고 나락도 락이고 계모도 모인데.

이 분은 도저히 모가 될 자격이 없었다.


사실 어느 날부터 그녀가 싸준 도시락은 정말 처참했다. 아무리 문화 차이로 이해해보려 해도 그건 밥이 아니라 여물이었다.

어느 날은 식빵의 시작과 끝으로 싼, 크림치즈가 달랑 들어간 샌드위치 한 조각과 피망 2조각.

어느 날은 옥수수 가루를 뭉쳐서 만든 노란색 덩어리.


임오군란이 왜 일어났는지 기억 하시는 분?

밥을 제대로 안처먹이면 사람은 이성을 잃는다.

그리고 그 문제의 날에는 과자들과 초콜렛만 들어있었다.

소노에서 중노의 단계에 진입한 그 때

 홈메이트로부터 사진이 전송되었다.

한입 베어문 초콜렛이 도시락통에 구겨져서 들어가 있었다. 진심 미치신 거 아닌지.

건치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가지런한 치열 자국이 초콜렛에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ㅁㅊㅁㅊ

증거사진 제출

나중에 알고 보니, 전 날 파티를 끝낸 인싸 아줌마가 파티에서 남은 음식으로 우리 도시락을 싼 거였음.

홈줌마는 베어 문 초콜렛이 아니라며 악다구니를 썼고 그렇게 마음에 안들면 나가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별안간 홈스테이 가격을 인상

그동안 홈애색기가 훔쳐먹은 내 과자랑 김은 다 어떻게 배상하실거냐고요.

김 훔쳐먹지 말고 얘기하면 주겠다고 주절주절 씨부렸다가 다음날부터 아침 못 얻어먹은 거 생각하면 아직도 분이 안풀림.


그렇게 나는 이사를 결정했다. 내가 헨젤이고 그레텔이다.

하루만에 이사가 결정됐고 도장을 취소하려고 그 다음 주 월요일을 기다리던 중 결제 문자가 왔다.

귓등으로 흘려들었던 게 바로 이거였군아.

도장 비용이 자동결제되고 있었다.

월요일을 기다렸다가 환불을 요청했는데

 환불이 불가하다는 답을 받았다.

계약서에 그렇게 써있었고 계약 한 순간으로부터 7일 이내에만 철회가 가능하다는 거였다.

이미 한달이 지난 지금 환불 응 절대 안해줘

눈 뜨고 18만원 소멸.


친하게 지내던 도장의 코치는

나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려 했다.

근데 그 순간부터 이쉑기가 그냥 내 돈 처먹은 ATM기계 같아서 주먹으로 내려치고 싶었다.

집구석에서는 못된 아줌마가 밥 안주지,

도장은 내 돈 처먹지ㅋ

아주 개같은 일들의 연속이었지만 나는 그래도 이성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래 이건 내 인생의 교훈이다.

 앞으로 계약을 할 때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


하지만 이 나라에서의 가르침과 성장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왜 이 나라는 가르침을 줄 때 꼭 채찍질을 해야만 했을까.

이 나라 교권은 좀 추락할 때도 된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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