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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괴괴랄랄 Dec 08. 2023

캐나다에서 겪은 인종차별

분노밖에 할 수 없는 초라한 나지만.

"왜 한국 여자애들은 화장 안하고는 밖에 못 나가?"

"너네 옷 입는 스타일 다 똑같아~"

"한국 여자애들은 맨날 다이어트 하더라?"

"아시안 여자애들은 남자 앞에서 멍청한 척해"

"아시아 여자애들은 백인 남자 좋아하지?"

"왜 한국인들은 하얘지려고 해?"


이 발언 어케 생각하시는지ㅋ


나는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에 화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물론 되지는 음.

때로는 이게 정말 비겁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에 감정을 낭비하고 싶지 않서 애쓰는 중이다.


내가 철학과에 갔을 때 많은 사람들이

 "가면 나중에 뭐해먹고 사는데?" "성적 맞춰서 갔지?"

이런 질문을 했다.

수어를 배운다고 했을 때는

"그거 뭐하러 배우는데?" "그 돈으로 중국어 배우겠다"

이런 소리를 들었다.

화산 폭발을 할 에너지는 없지만,

난 분명히 매번 짜증이 나고 화가 났다.

나 그거 아무 생각없이, 나쁜 의도없이 그냥 한 말이야~

라는 말을 들으면 더 빡쳤다.


그럼 너도 이거 화내지 말고 들으셈.

'잡롬색기'

나도 그냥 나쁜 의도 없이 한 말;


의도는 중요하지가 않다.

그걸 입밖으로 내뱉어서 어쨌든 내 기분이 지금 빻았으니까 너도 처맞세요

근데 그 사람들은 바뀌지가 않고,

앞으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수두룩하게 만나야 한다면 더 이상 나를 지치게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는 지겹기까지 한 그들의 개소리를 무시하기로 했다.

내가 200번 화내봤자 그 사람들을 바꿀 자신이 없었으니까.


그 말은 즉, 바꿀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200번을 분노해야 한다는 뜻이었는데

어디까지가 내가 바꿀 수 있는 영역인지가 캐나다에서 내가 생각해야할 가장 어려운 문제였다.


모든 외국인이 다 인종차별적인 빻은 말을 하지는 않지만 나는 유학원에서 참 개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다.


심지어 우리 반 선생이라는 백발 노인이

내 앞에서 고양이 울음소리를 흉내냈다.

고양이 울음소리는 동양인 여자를 비하할 때 하는 인종차별이라고 합니다. 정확한 뜻은 모르지만 AV에서 나오는 신음소리를 따라한 거라고 들었음.

바꿀 자신은 없었지만 적어도 이런 똥을 싸면 한국인 여자애들은 지랄 발작을 한다는 건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새로운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면 쌍수 들고 환영임.

그 백발노인은 한국에서 6주동안 살아서 한국 문화에 빠삭하다 나에게 코리아에 대해 가르치려고 들었다.

진짜 레전드 미친놈같음.


10년도 전에 한국의 여성들은 참 수동적이었고

화장을 하지 않으면 밖에 나가지 않았으며 남자 앞에서 멍청이인 척(귀여운 척)을 한다 했다.

하하.. 쉬벌

아이돈띵쏘야

나는 내가 티피컬 코리안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코리안의 주류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20대니까 맞잖아요,,,)

한국의 주류 세대인 내가 모르는 문화라면

그건 한국의 문화가 아니라고.

최소한 이미 한국에서 사라진 문화라고.

24년 (윤)or26년(문)을 한국에서 산 내가 고작 6주 코리아 투어한 님보다 훨씬 많이 알지 않겠습니까

물론 개멋없지만 더듬더듬 말함


나는 인종차별에 어떻게 대처해야 현명한 건지 알지 못한다.

영어를 원어민 급으로 구사할 수 없었고,

외딴 타국에서 고소나 고발은 상상도 못했다.

논리적이지 못하고 명석하게 먹일 줄 모르지만

발작은 좀 할 줄 안다고 생각한다.

 

겨우 '응 아니야' 밖에 할 줄 모르는 초라한 나지만

염병떠는 한국인이 있다, 이런 말을 하면 한국인은 화가 난다. 라는 아주 기초적인 상식이라도 심어줄 있다면 끝까지 분노해보는 것도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모든 캐나다 백발 노인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하는 것은 아니지.

나는 아마도 운 나쁘게 노망 늙은이를 만났을 뿐이다.

이런 개노답 인종차별은 개인의 문제일 뿐이겠지만

적어도 이렇게 다수 앞에서 당당하게 말도 안되는 똥지림을 멈추게하는 것은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 저런 개같은 인종차별을 당하고 싶지 않은 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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