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드
걸을 수는 있어도 찾을 수는 없는
닿을 수는 있어도 가질 수는 없는
부를 수는 있어도 불러 주지 않는
남루한 민낯이 세상에 비칠까
회백색 안개옷을 드리운 이 거리에
색깔을 속이는 누군가가 하나
모양을 속이는 누군가가 둘
마음을 속이는 누군가가 셋
그래도 저 이정표마저 돌아선 십자로를 걷는다
한 떨기 치자 꽃 찾아내고 본색을 비추련다
그렇게 몇 번째였을지 모르는 발자국을 이 거리에 나는 남긴다
등잔 밑의 숨은 사실들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