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ward Hopper 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
Gas
1940
66.7 x 102.2 cm
모마가 많은 작품을 구매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미세스 사이먼 구겐하임 펀드 Mrs. Simon Guggenheim Fund 의 도움으로 1943년 구매하여 현재 모마 미술관 5층 Alfred H. Barr, Jr.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호퍼의 와이프였던 조세핀 호퍼(Josephine Hopper)가 약 3천여 점의 작품을 기증한 뉴욕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을 꼭 관람해 보기를 추천한다.
Edward Hopper 에드워드 호퍼(1882 - 1967)
20세기 최고의 미국적인 사실주의의 대가 American Realist 에드워드 호퍼(1882-1967)는 현재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화가 중의 한 명이다. 여기서 말하는 리얼리즘 Realism 은 우리 일상의 모습을 표현한 리얼리티 Reality 의 리얼리즘을 말한다. 또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감정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고독 Solitude 과 외로움 Loneliness 을 그림 속 인물의 디테일한 묘사, 빛과 어두운 그림자의 극적인 대비로 절묘하게 잘 표현하는 화가이다. 작품을 보는 우리의 감정까지도 외로움에 푹 빠지게 만드는 이유이다. 위 그림에서도 그러한 감정이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당신도 어느새 호퍼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Gas, 주유소, 1940
인적이 드문 숲 언저리에 있는 주유소, 저 너머 해는 노을을 띄고 있어 곧 어두워 질 것으로 보인다. 낮과 밤이 바뀌는 절묘한 타이밍이다. 또한 저 너머 숲으로 보이는 자연과 우리 문명의 이기물인 차, 주유소의 경계점으로도 보여 절묘한 장소이다.
‘Mobilgas 모빌 가스’, 주유소 간판 사인도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덩그러니 전등 하나만이 작은 간판을 비추고 있고, 외롭게 서 있는 간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이 곳 분위기를 읽고도 남는다.
직원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주유기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곧 주유기 펌프를 끄고 마감을 할 듯한 분위기다. 전형적인 사무원 느낌의 넥타이에 조끼까지 깔끔한 옷차림을 하고 있다.
주유기를 가운데 두고, 오른쪽의 밝은 하얀 인위적인 건물과 왼쪽의 나무로 짙푸르게 싸여 있는 숲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더 극적인 적막감을 전해 준다. 차와 인적이 드문 미국 컨츄리 로드의 고립된 감정을 이 이상 표현할 수 있을까? 이런 느낌,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다. 보면 볼수록 빠져든다. 놀라운 건, 사실 이 이미지는 실제로 존재하는 어느 한 주유소가 아닌, 호퍼가 다녔던 여러 주유소를 그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하여 만들어낸 이미지라는 것이다. 어느 시골 길에 쉽게 마주할 것만 같은 그런 주유소의 이미지를 주기 위해 재구성된 작품이다.
Nighthawks 밤을 새우는 사람들,
에드워드 호퍼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에 하나인 ‘Nighthawks, 밤을 새우는 사람들, 1942’이다.
전형적인 미국이다. 누가 봐도 뉴욕의 어딘가 있을 듯한 레스토랑이다(Greenwich Village).
어둠과 빛의 대조,
시원스런 통유리로 안이 훤히 보이는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 안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반면, 레스토랑 밖은 어둡고 사람 한 명 다니지 않는 휭~한 느낌이다. 저 뒤쪽의 문이 입구인 듯한데, 통유리에서는 입구가 없이 전체가 모두 막혀 있다. 답답하다. 서로 통할 수 없는 막힘이다. 통유리 하나로 안과 밖의 세계를 확연히 구분 짓고 있다. 직선의 대각선 건물 형태 또한 빌딩의 삭막함을 더하고 있다. 여기서도 어둠과 빛의 극명한 채도의 대비를 보여줌으로써 우리 감정의 고독과 쓸쓸함, 삭막함을 보여준다.
현대인의 고독과 외로운 일상,
레스토랑 안에는 하얀 옷을 입고 일하는 직원이 한 명 있고, 두 남녀와 한 남자가 앉아 있다. 혼자 와서 등을 보이는 모습은 우리의 쓸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듯하고, 둘이 온 남녀 또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로를 바라보지 않고 앞에 있는 직원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보아 그들 또한 서로 친밀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러한 모습, 1940년대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는 듯하여 흡짓 놀랍다. 지금 현재,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현대인의 전형적인 모습 아닌가? 에드워드 호퍼, 현대인의 미국인이구나! 외로운 뉴요커.
New York Movie 뉴욕 무비,
1930년-40년대 뉴욕의 전형적인 극장의 모습이다. 보는 관점 또한 어느새 극장의 뒷좌석에 내가 앉아 있다. 많은 좌석들이 여기저기 비어 있고, 나의 앞에는 또 다른 관객 둘이 앞 뒤로 앉은 걸로 보아 그들도 나처럼 각각 따로 와서 영화를 보는 듯 하고, 스크린에는 그 당시 흑백영화가 상영 중에 있다. 오른쪽에 있는 여인은 유니폼을 입고 문 앞을 지키고 있는 직원으로 보인다. 이 곳에 가본 적은 없지만, 너무나 익숙한 극장의 모습니다.
그림 속 인물들 또한, 서로 각각 따로 떨어져 있고, 오른쪽의 직원은 지루한 듯 한쪽 팔을 얼굴에 대고 벽에 기대어 서 있는 모습 등 이 모든 그림 속 장면 장면이 우리의 외로운 공허한 감정을 이끌어 낸다. 어두운 극장 안과 밝은 문 앞의 조명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우리의 감정을 더 극적으로 치닫게 만든다. 나 혼자 찾은 극장의 모습, 아! 어느새 나도 외로움의 늪에 빠져 버렸다.
Intermission 휴식,
아, 나의 모습이다.
큰 극장 안, 강당 안에서 잠시 아무도 없는 곳에서 쉬고 있는 모습, 몸은 축 늘어져 있고 멍하니 시선은 앞쪽 살짝 아래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바로 나다. 우리이다. 우리의 모습이다. 호퍼, 이러한 우리 시대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이렇게 잘 표현해 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
호퍼에게 창, 유리는 안, 밖을 이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세계로 구분 짓는, 단절시키는 도구로 많이 사용된다. 그러함으로써, 우리를 더 고립되고 외로움을 느끼게 만든다. 또한 환한 빛과 어둠을 그림자를 통해 극명하게 대조해서 보여줌으로써, 더욱더 드라마틱한 차이를 보여준다. 더 절망적인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요소이다.
위의 작품은 가만히 보니 2021년 코로나 시대에 고립되어 있는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지 않은가? 지금 시대의 우리 모습과 전혀 이질적이지 않다. 자가 격리, 재택근무, 고립, 공허함, 외로움… 이 시대에 다시 에드워드 호퍼가 우리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는 이유이다.
모마에서 만나는 호퍼의 또 다른 작품. 어두운 밤에 창문을 통해 들여다 보이는 환한 방, 환기를 위해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커튼이 펄럭이고, 바쁜 일과를 마치고 혼자 방에서 샤워를 마치고 옷을 챙기고 있는 듯한 우리 현대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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