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반짝이는 은빛 성에 서미 공주와 서아 공주가 살았습니다. 두 공주는 언제나 해님처럼 환한 미소를 지니고 있었지요. 어느 맑은 아침, 종소리처럼 고운 목소리로 인사를 나눈 뒤, 두 공주는 나란히 성 밖으로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바로 유치원에 가는 날이었거든요!
서미 공주와 서아 공주는 각각 예쁜 분홍색과 파란색의 티아라를 쓰고, 구름처럼 가벼운 가방을 메고 유치원으로 향했습니다. 유치원 문을 열자마자, 향긋한 꽃 냄새가 코끝을 간질이며 ‘딩동~’ 하는 맑은 벨 소리가 울렸습니다.
“어서 와요, 서미 공주와 서아 공주!”
친절한 유치원 선생님인 달님 선생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두 공주는 교실 한가운데에 앉아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었어요. 처음 보는 왕자님과 공주님 친구들도 많이 있었지요. “반가워! 나는 토리 왕자야!” “안녕, 난 별리 공주라고 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모인 교실은 마치 무지갯빛 꽃밭처럼 다채롭고,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피어났습니다.
첫 번째 시간은 ‘색칠 놀이’ 시간이었습니다. 서미 공주는 좋아하는 해바라기 그림에 샛노란 색을 칠하고, 서아 공주는 파란 하늘을 더욱 시원하게 색칠했습니다. 종이 위에 알록달록한 색들이 춤을 추자, 교실 전체가 화사하게 빛났지요. 서로의 그림을 구경하며 “우와, 정말 멋져!” “무지개 같아!” 하고 칭찬이 오고 갔습니다.
두 번째 시간은 ‘춤추기’ 시간이었습니다. 달님 선생님이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자, 서미 공주와 서아 공주는 발레리나처럼 사뿐사뿐 춤을 추었어요. 친구들도 모두 둥글게 모여 손을 잡고 둥글게 둥글게 돌았습니다. 왕관이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고개를 들고, 팔다리를 살랑살랑 움직이니 어느새 교실이 환상적인 무도회장이 되었답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유치원에서 준비해 둔 맛있는 도시락이 나왔습니다. 서미 공주는 호호 불며 따끈한 스프를 먹고, 서아 공주는 서로 다른 과일들을 나누어 먹으며 새로운 맛을 알아갔습니다. 서로 좋아하는 과일을 바꿔 먹으며 “내 포도랑 네 사과랑 바꿔 먹을래?” 하고 사이좋게 나눴어요.
“우와! 왕자님과 공주님들은 정말 착하구나!” 달님 선생님이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낮잠 시간이 되자, 서미 공주와 서아 공주는 푹신한 담요를 덮고 살짝 눈을 감았습니다. 커튼 사이로 살짝 보이는 따사로운 햇살이 마치 요정들이 속삭이는 것 같았어요. 꿈결 속에서 두 공주는 아름다운 정원에서 나비들과 노래를 부르고, 친구들과 함께 달콤한 쿠키도 먹었답니다.
낮잠이 끝나고, 마지막 놀이 시간! 이번에는 야외 놀이터로 나가서 숨바꼭질을 했어요. 서아 공주는 미끄럼틀 뒤에 숨고, 서미 공주는 나무 뒤에 살짝 몸을 가렸습니다.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뛰어놀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기 시작했지요.
“오늘은 여기까지! 모두모두 집에 갈 시간이에요.” 달님 선생님이 알림 북을 ‘땡땡땡’ 울렸습니다.
서미 공주와 서아 공주는 새로운 친구들과 헤어지기 아쉬웠지만, 내일 또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안녕, 내일 만나!” 즐겁게 손을 흔들고 성으로 돌아간 두 공주는 해가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속삭였습니다.
“오늘 하루 정말 즐거웠어. 친구들과 함께여서 더욱 행복했어.”
“맞아, 내일은 또 어떤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두 공주는 따사로운 성의 불빛 아래, 행복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내일, 서미 공주와 서아 공주의 유치원 모험이 시작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