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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오리온 협약: 우주의 재판"

by 기담



— 인간과 외계 문명의 마지막 법적 대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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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법이란 무엇인가?

3124년, 오리온 성단, 노모스-9 법정 행성

우주는 혼돈이었다.
그러나 인류는 그 혼돈 속에서 질서를 만들었다.

그 질서를 지탱하는 것이 바로 "오리온 협약".
3120년, 인류연합(UHF, United Human Federation)은 외계 문명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최초의 우주 헌법을 만들었다.

그 법이 오늘, 법정에서 시험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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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우주의 첫 번째 재판

제라드 박.
마지막 인간 법관.

그가 앉아 있는 법정은 지구가 아니었다.
그곳은 은하연합의 최고 법정, 노모스-9.

오늘의 사건은 단순했다.

"인류가 바르크-7 행성에서 채굴하던 자원이 외계 종족의 성스러운 땅을 파괴했다."

바르크 7 연합은 주장했다.

"우리는 신의 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인간들은 법을 지키지 않았다!"

그러나 인류 변호인은 반박했다.

"오리온 협약 제12조에 따르면, 어떤 행성도 특정 종족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바르크 7의 주장 자체가 법을 위반하고 있다!"

제라드는 두 진영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이 문제는 단순한 행성 소유권 분쟁이 아니었다.

이것은 법과 현실, 그리고 문명의 충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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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법의 허구성과 현실의 진실

제라드는 기억했다.
그가 법을 처음 배웠을 때, 한 가지 진실을 깨달았다.

"법은 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만들어낸다."

지구에서, 법은 정치와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되었고,
우주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인류가 만든 **"오리온 협약"**은 완벽한 법이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협정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진정한 법이란 무엇인가?

그는 다시 한 번 법전을 펼쳐보았다.
그러나, 법전 속에는 우주의 진실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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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판결, 그리고 새로운 질서

재판 마지막 날.

제라드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오리온 협약은 인류와 외계 문명이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그러나,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면, 그것은 무용지물이 된다."

그는 바르크 7 연합과 인류 대표단을 번갈아 바라보며 선언했다.

"나는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1. 인류는 바르크-7 행성의 채굴을 즉시 중단한다.


2. 바르크 7 연합은 해당 행성을 인류연합과 공동 관리해야 한다.


3. 새로운 법적 조약을 수립하기 위해, 인류와 바르크 7 연합은 공동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그 순간, 법정은 정적에 휩싸였다.

이것은 기존 법에 없는 판결이었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우주의 법이었다.

"법이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문명을 지속시키는 균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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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우주의 새로운 법

그날 이후, 오리온 협약은 개정되었다.

우주는 더 이상 인간이 만든 법에 의해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각 문명이 협력하여 공존하는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마지막 인간 법관 제라드 박은 기록을 남겼다.

"우주의 법은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법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그렇게, 우주의 법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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