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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작은 수호자

by 기담

헌법을 지키는 작은 수호자

어느 작은 마을에 토마스라는 소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토마스는 호기심이 많고, 세상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는 아이였어요. 그는 마을 광장에서 어른들이 서로 다투는 모습을 자주 보곤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 마을은 이쪽 의견을 따라야 해!”라고 소리쳤고, 또 다른 사람들은 “아니야, 저쪽 의견이 맞아!”라고 외쳤습니다. 토마스는 궁금해졌어요. “대체 누구 말이 맞을까?”

하루는 토마스가 할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마을 사람들이 왜 자꾸 싸우는 거예요?”

할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어요.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마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지. 그 약속이 바로 ‘헌법’ 같은 거란다.”

“헌법이요?” 토마스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어요.

“그래, 우리 마을에도 규칙이 있지? 길을 건널 땐 조심해야 하고, 친구를 괴롭히면 안 되고, 거짓말을 하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야. 나라에도 그런 규칙이 있어. 그 규칙이 헌법이지.”

토마스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습니다.
“그럼 헌법을 지키는 사람은 누구예요?”

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어요.
“헌법을 만든 사람들은 헌법을 지켜야 해.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지 지켜보는 ‘헌법 수호자’가 되어야 하지.”

토마스는 신이 났어요. ‘헌법 수호자’라니, 꼭 마법사나 기사 같은 이름이었거든요.

그날 이후 토마스는 마을 사람들의 말을 유심히 듣기 시작했어요. 어떤 사람들은 헌법을 핑계 삼아 자기 편을 들게 만들려 했고, 어떤 사람들은 헌법을 멋대로 바꾸려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마을 회의에서 시장님이 말했어요.

“우리 마을 규칙을 바꿔서, 앞으로는 시장인 나만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웅성거렸어요. 어떤 사람들은 찬성했고, 어떤 사람들은 반대했어요. 토마스는 손을 번쩍 들었어요.

“하지만 시장님, 마을의 규칙을 정하는 건 모두가 함께 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바꾸면 우리 약속이 깨지는 거예요!”

시장님은 당황했어요.
“하지만 나는 마을을 위해서 일하고 있어. 내가 정하면 더 편리하지 않겠니?”

토마스는 단호하게 말했어요.
“하지만 헌법은 모두를 위한 거예요. 우리 마을 규칙을 바꿀 때도 모두가 함께 결정해야 해요. 그게 헌법 수호자의 역할이에요!”

마을 사람들은 토마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어요. 시장님도 결국 고개를 숙이며 말했어요.

“토마스, 네 말이 맞구나. 나는 규칙을 따르는 사람이 되어야 했는데, 그걸 잊고 있었어.”

그날 이후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규칙을 지켜나갔어요. 그리고 토마스는 작은 마을에서 ‘헌법을 지키는 수호자’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토마스는 깨달았어요. 헌법을 지킨다는 건 힘센 사람이 모든 걸 정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걸요. 그리고 그 약속이 깨지지 않도록 지켜보는 것, 그것이 바로 헌법 수호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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