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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기도

by 기담



마을을 구한 작은 소녀 에스텔라의 기도

옛날 옛적, 푸른 산과 맑은 강, 아름다운 숲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이 있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언제나 서로 도우며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지요.

그 마을에는 에스텔라라는 어린 소녀가 살고 있었어요. 에스텔라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 배운 대로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하느님께 기도드렸어요.

"하느님,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희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지켜 주세요."

하지만 어느 날, 마을에 무시무시한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어요.

"산 너머 깊은 숲속에 괴물이 나타났대! 어젯밤에는 옆 마을의 소들을 모두 끌고 갔다더라!"

"그 괴물이 우리 마을에도 온다면, 우린 어쩌지?"

사람들의 얼굴엔 두려움이 가득했어요. 장정들도, 마을의 어른들도 속수무책이었지요.

그날 밤, 마을 회관에 모두가 모였어요.

"이대로 있으면 안 됩니다.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해요!"
"하지만 누가 괴물 앞에 나설 수 있겠소? 우리는 너무 약한걸요."

바로 그때, 에스텔라가 조심스레 손을 들었어요.

"저, 저에게 기도할 시간을 주세요. 하느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실 거예요."

마을 사람들은 놀라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마침내 한 할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요.

"그래, 에스텔라. 네 믿음이 우리에게도 희망을 주는구나."

그날 밤, 에스텔라는 숲가로 나가 조용히 무릎을 꿇었어요.

"하느님, 저희 마을이 위험해요. 아무도 저희를 도와줄 수 없어요. 하느님, 당신만이 저희를 구하실 수 있어요. 저희에게 용기를 주세요. 저희를 지켜 주세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에스텔라의 머리카락을 간질였고, 밤하늘의 별들이 반짝이며 마치 응답하는 것 같았어요.

그때 에스텔라의 마음속에 고요하지만 분명한 목소리가 들렸어요.

"사랑하는 아이야,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시리라. 문을 두드려라. 내가 열어 주리라."

에스텔라는 마음이 든든해졌어요. 다음날 아침, 마을 사람들을 모아 이야기했어요.

"여러분, 하느님께서 저희를 도와주신대요. 우리 모두 함께 기도드려요."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에스텔라의 믿음을 보고 하나둘 손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주님, 저희를 도와주세요."
"주님, 저희를 구해주세요."

그날 밤, 마을을 둘러싼 숲이 갑자기 웅장한 소리를 내며 바람에 흔들렸어요. 그리고 숲속 나무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마을을 둘러싸는 벽이 되었어요.

괴물이 다가와 마을을 바라보았지만, 거대한 나무벽에 가로막혀 더는 들어올 수 없었지요.

마을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모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어요.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희 기도를 들어주셨군요!"

그날 이후, 에스텔라는 모두에게 말했어요.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저희와 함께 계세요. 우리가 간절히 기도하면, 꼭 응답해 주세요.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언제든지 하느님께 청하세요."

마을 사람들은 다시 평화롭게 살게 되었고, 매일 저녁마다 함께 모여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답니다.

그리고 마을 입구엔 이렇게 새긴 돌이 하나 놓였어요.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으며,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그 돌을 볼 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잊지 않았어요.
하느님은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 믿는 마음을 가진 사람과 함께 계신다는 것을요.

그리하여 에스텔라의 작은 믿음은 온 마을을 지키는 큰 기적이 되었답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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