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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은별

by 기담



돌아온 작은별

깊고 푸른 우주 한켠에 은하별 학교가 있었어요. 이곳에서는 모든 별들이 자신만의 빛을 가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지요.

그중에서도 가장 반짝이는 빛을 가진 별은 루미와 노아, 두 형제별이었어요. 형 루미는 언제나 조용히 자신의 궤도를 따라 돌며 별빛을 키웠고, 동생 노아는 호기심이 많고 어디든지 떠나고 싶어 하는 별이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아가 아버지 별님께 말했어요.

“아버지, 저도 혼자서 다른 은하를 떠돌며 제 빛을 더 크게 만들고 싶어요. 제 몫의 별빛 에너지를 주세요.”

아버지 별님은 마음이 아팠지만, 노아의 뜻을 존중해주셨어요. 그렇게 노아는 별빛 가득한 가방을 메고 낯선 은하로 여행을 떠났어요.

처음엔 모든 것이 반짝이고 재미있었지요. 하지만 점점 노아의 빛은 희미해졌고, 에너지도 거의 다 써버리고 말았어요. 빛을 나누던 다른 별들은 하나둘 노아 곁을 떠나갔지요.

어둠 속에서 홀로 떠도는 노아는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어요.

“내 고향, 아버지 별님의 품이 그리워… 다시 돌아가고 싶어…”

노아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집으로 향했어요. 그가 아직 멀리 있을 때였어요. 아버지 별님은 매일같이 하늘 끝을 바라보다가 노아의 희미한 빛을 알아보셨어요.

“노아야…!”

아버지 별님은 빛보다 빠르게 달려가 노아를 껴안았어요. 말없이 고개를 숙인 노아는 울먹이며 말했어요.

“아버지, 제가… 너무 어리석었어요. 다시 별이 될 자격도 없어요…”

하지만 아버지 별님은 노아를 꼭 끌어안으며 말씀하셨어요.

“아니다, 너는 나의 아들이고, 나의 빛이다. 너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별이란다. 잃었다가 다시 찾은 보물이야.”

그날, 온 은하별 학교는 축제였어요. 작은별 노아가 돌아왔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형 루미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슬며시 고개를 돌렸어요.

“왜 아버지는 나에게는 이런 축제를 한 번도 열어주지 않으셨을까…”

아버지 별님이 다가와 말했어요.

“루미야, 너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고, 네 빛은 나를 늘 기쁘게 해 주었단다. 하지만 너의 아우는 잃었다가 되찾은 별이야. 그러니 오늘은 기뻐하자. 우리가 다시 하나 되었잖니.”

그날 밤, 두 형제별은 나란히 떠올랐고, 그 어느 밤보다 아름다운 별빛이 온 우주를 밝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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