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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속

by 기담



『갈릴래아에서 다시 만난 약속』

옛날 옛적, 따스한 햇살이 넘실대던 어느 봄날, 예루살렘 외곽의 작은 동산에 마리안이라는 어린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마리안은 엄마를 도와 포도밭에서 일을 하고, 시간이 나면 동산 꼭대기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하곤 했지요. 그 소녀는 늘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예수님을 꼭 다시 만나고 싶어요.”

그러던 어느 날, 예루살렘에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는 것, 그리고 무덤이 비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마리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하지만 곧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셨대요! 그리고 갈릴래아로 가면 그분을 다시 볼 수 있대!”

마리안은 믿기 어려웠지만,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엄마의 손을 잡고 사람들과 함께 갈릴래아로 떠났습니다. 햇살은 점점 더 눈부셔졌고, 길 위의 꽃들은 마치 춤을 추듯 흔들렸습니다.

드디어 갈릴래아 호숫가에 도착했을 때, 잔잔한 물결 위로 한 남자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그분은 미소 지으며 말씀하셨지요.

“평안하냐? 나는 다시 살아났다. 이제 너희는 나를 기억하며 서로 사랑하렴.”

사람들은 울고, 웃고, 껴안으며 기뻐했습니다. 마리안도 눈물을 흘리며 속삭였습니다.

“정말 다시 오셨어요... 주님, 약속을 지켜 주셨군요.”

그날 이후 마리안은 갈릴래아의 작은 언덕에 십자가를 세우고 매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말했어요.

“주님은 살아 계세요.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거기에도 함께 계세요.”

이처럼 예수님의 부활은 작은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 영원한 빛이 되어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빛은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조용히 이야기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희와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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