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원색의 빨간 파란 통
빨간 바케스통에
당신의 어머니는 무엇을 담갔나요
나는 알 수 없어요
우리 엄마가 무엇을 담갔는지
아무튼 우리 집에도 한두 개 있었어요
빨간 것도 보였고
파란 것도 보였고
덩달아 한 세트이듯
빨간 파란 바가지도 보였어요
김치를 담갔을까 아니면
멸치젓을 담갔을까
충분히 그럴듯한데 지금은
그저 추억 돋는 물건이지요
시장에 가면 저건 또 얼마나 많았던지
우리 엄마는 무엇에 썼을까요
아마 여름 등목 할 물을 담아 두었던가?
흙 묻은 고무신 씻으려고
물을 담아 두었던 거 같아요
파란 바케스통은 지금 텃밭에 하나 있어요
수도꼭지를 걸쳐 놓고
호스 담을 요량으로
친구가 큰 통을 사 왔었지요
물뿌리개에 담긴 물의 무게가
사람 잡을 듯 무겁길래
수도꼭지를 연결해 호스를 달았지요
그래서 저 파란 통은
흙 묻은 장화를 씻기 위한
물통 노릇을 하고 있지요
어느 날
경주 여행길에 마주한 곳에
추억 돋는 빨간 바께스가 있어
반가웠지요
바께스가 정겨운 이름입니다
우리네 어머니들이
김치도 담고 젓갈도 담고 먹을 물도 담고
고무신 씻을 물을 담아 두던 파란 빨간
아름다운 색깔의 통들이
추억을 지키듯 마당 한 켠 지키고 앉아
그리움을 솟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