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문학관>을 다녀와서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가 함께 하는 공간. 인왕산 자락 버려졌던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만든 '윤동주 문학관'은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를 함께 그리워하도록 만들었다.
민족시인 윤동주, 일본 유학을 위해 창씨개명을 해야 했고 창씨개명 닷새 전 그 일이 두고두고 부끄러워 '참회록'을 쓴다. 그 후 조선독립운동의 죄목으로 일본 특별고등경찰에 체포되어 징역형을 선고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된다.
생체실험으로 가혹한 노동으로 고초를 겪다 해방되기 6개월 전 외마디 비명과 함께 목숨을 잃고 만다. 눈보라가 몹시도 휘몰아치던 2월의 추운 겨울이었다.
계절을 돌아 한여름의 뜨거움과 함께 한 여행길이지만 윤동주를 만나러 가는 시원한 오솔길은 그래서 더 찬란했고 그래서 더 오래 기억이 남는지도 모른다.
작년 여름 뜨거운 햇살을 안으면서
윤동주를 만나러 갔다
그가 걸었던 길에 서서 잠시 하늘 우러러
문득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았다
땀범벅이 된 오솔길 아래에서 그의
발자취를 따라 걷고 걸으며 올라온 길
아프고 아름다운 '참회록'이 밟혔다
파란 녹이 낀 유리 거울 속에 비친
욕된 자신의 얼굴
어느 왕조의 유물로 남을까 차마 부끄러워하던
내일이나 모레 그 어느 즐거운 날에
일본 유학길에 올랐던 한을 차마 풀어내
참회록을 쓰겠다는 마음
고통받는 조국을 앞에 두고
좁은 다다미 방에서
'쉽게 쓰인 시'를 쓰는
자신이 한없이 미워 못내 부끄럽다 한 마음
윤동주 문학관에 오롯이 앉은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그의 열정만큼 온몸으로 무겁게 전해온다
무더운 햇살은 버겁지만
그의 마지막 모습이
새어 들어오는 불빛 속에 조용히 스며든다
그를 만나러 가는 짧은 하루의 여행
시인의 언덕까지 올라 '서시'를 읊조린다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 없기를 ㆍㆍㆍ
나 또한 그러하기를
힘들게 오르는 언덕길만큼
그의 마음에 닿는 순간은 아름답다
암울하고 참담했던 시절
의연하게 글로써 한 길을 걸었던 그의 길
하늘길처럼 뚫린 파란 길 속에 우물이 보이고
한걸음 달려간 그곳에서
추억처럼 스치는 한 사내를 그리워한다
#윤동주문학관 #윤동주 #인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