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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왕자 Nov 26. 2023

가을 어느 날에 띄우는 서사


ㅡㅡ   강기슭에 기대앉아


                                          

강가 잇닿은 가장자리에

작은 포말이  꿈틀거리며 앉았다


푸른빛 바다를 수놓은 가을 햇살은

한 무리 청둥오리의 날갯짓으로

엷은 포말을 흐트러뜨린다


그렇게 갈 곳을 잃었다

군데군데 헝클어진  엷은 포말은

내 맘 안으로 살포시 파고들어

상기된 얼굴에 화색을 돌게 한다


반갑게 넓은 하늘이

살랑이는 푸른빛 파도를 감돌아

고혹적인 향기를 뿜어내면

어느덧 마법의 숨결로 다가오고


강기슭에 앉아 하늘을 불러

경이롭게 펼쳐지는 물빛 그림자를 엮어

아득히 멀어지는 바다를 품는다


정오의 푸른빛은

내 의식의 그늘 밑으로 날개를 접

내게 말을 건네는 엷은 포말을 바라보다

붉디붉은 꽃 한 송이 피어나겠다

소박하고 단아한 마음의 꽃


강가 기슭의 은빛 햇살은

하늘로 하늘로

자유롭게 떠다니는 은빛 구름이 된다


                           ㅡㅡ 어린 왕자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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