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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왕자 Nov 28. 2023

늦가을 산사의 서정

늦가을의 산사

범어사


ㅡㅡ  늦가을의 산사


하늘은  단풍으로 발갛고

구름은 나뭇가지 끝에 걸려

하얀 미소를 머금고 있다

서로의 입술을 닿아

황홀한 자태로 가을을 받치고 선

노랑 빨강 생명들


어디서 왔을까

어디서 났을까

머무르는 언덕도 없이

말갛게 푸르잎 그대로 머금고

땅으로 꽂혔다

하늘 위로 솟구쳤다

다시 담장에 기대앉는다


낙엽이 하늘을 수놓는다

가을 오후

어느 따뜻한 한 시간을 붙잡아두고

기와 담장에 기대어 바라본다

문득 낙엽이 걸어온 길을


눈에 보이는 단풍도

보이지 않는 낙엽도

그 속에 든 여린 초록의 삶도

어쩌면

남몰래

찬란한 삶을 꿈꾸고 있을지도


                 ㅡㅡ  어린 왕자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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